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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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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건축시대③] 건자재업계, 특화 자재 공략 러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5 13:26

고성능 창호·고효율 단열재 등 패시브 기술 집중



KCC 클렌체·LX하우시스 LX지인 등 프리미엄 창호 선봬



현 상태로는 제로에너지 인증 한계…기술 대폭 완화해야


[편집자주] 내년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분양·분양임대 아파트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Zero Energy Building)’ 인증을 의무화해야 한다. 제로에너지건축은 건물에서 사용하는 최종 에너지소비를 ‘0(에너지자립률 100% 이상)’으로 구현하는 ‘탄소중립’ 핵심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자립률에 따라 최고 1등급(100% 이상)에서 5등급(20% 이상 40% 미만)까지 나뉜다. 내년에 적용하는 민간 아파트는 최소 5등급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2025년 신규 건축면적의 50%를 제로에너지로 건축할 경우, 연간 260만t의 온실가스 감축과 18만명의 고용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017년부터 제로에너지건축 인증제도가 시작됐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3956건의 본·예비인증을 받았다. 이 중 주거용 공동주택(임대 포함)은 80건을 받았고, 민간에서 신청한 기준으로만 볼 땐 32건 정도밖에 인증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서 본 인증만을 보면 단 7건에 불과하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 민간아파트로의 제로에너지건물 최소 5등급 의무화를 두고 필요성과 한계, 아파트 분양시장 및 건설업계와 건설기자재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3회에 걸쳐 기획 취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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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은 최근 KCC 프리미엄 창호 전시장에 열린 ‘더 클렌체 갤러리’에 참여한 배우 김희선 모습. 우측은 LX하우시스의 LX지인 창호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각 사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의무화 범위가 확장되면서 건자재 시장의 성장세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제로에너지건축물을 구현하는 기술 중에는 창호와 단열재 등의 제품개발과 생산, 판매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 ZEB 인증 맞춘 고품질 자재 눈길

25일 건자재업계에 따르면 2024년부터는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도 제로에너지건축물 등급(최소 5등급)을 받아야 함에 따라 관련업계가 시장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을 대비해 고효율 제품 개발에 역량을 끌어 모으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로에너지건축은 본래 기본적으로 고효율 단열시스템(34.2%), 고성능 창호시스템(36.3%) 등 열이 바깥쪽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는 ‘패시브’(Passive) 기술이 70% 정도 차지한다. 여기에 태양광(23.5%) 및 지열(6.0%)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Active) 기술 30%가 결합하면 비로소 완전한 제로에너지건축물을 구현하게 된다.

패시브에는 창호와 단열재가 주요 자재로 쓰인다. 이 중 고성능 창문은 복층유리를 사용해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거나 유리에 특수한 코팅을 입혀 일사의 유입을 막는다. 단열재는 건물 구조체의 내·외부에 설치해 건물의 열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쓰인다. 패시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단열과 고기밀 벽체, 고성능 창호, 열교 없는 디테일 등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중 고성능 창호와 외부차양 역할이 컸던 사례가 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삼중유리 단열창호, 전동블라인드가 그렇고, 카본그린홈, 그린투모로우 등에도 고단열·고기밀 삼중창호가 적용된 바 있다.

이에 더해 액티브 기술은 건물 지붕이나 벽면, 창 등 외부에 태양광을 결합한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땅속의 온도를 냉난방에 이용하는 지열냉난방도 있다. 이같은 액티브 기술은 적은 에너지 투입으로도 이전보다 높은 열을 공급받는 효과가 있다.

다만 제로에너지건물이 100%이상을 1등급이라고 하면, 5등급은 20~40%이상인데 보통 패시브 기술만 적용해도 5등급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관련업계 중론이다.



◇ 패시브 기술 집약체, 프리미엄 창호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관련업계에서는 창호 관련 제품을 개발·적용하는 것에 본격화하고 있다. 가장 손쉽게 제로에너지건축을 구축할 수 있는 창호에 먼저 눈이 가게 되는데 이런 부분에서 PVC(염화 폴리비닐·플라스틱 재질) 창호가 열전도율이 낮아 많이 쓰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KCC는 창호와 건물 벽체 등 높은 단열 성능을 통해 실내에서 사용되는 냉·난방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새는 에너지 제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 하이엔드(High-end) 창호 브랜드인 ‘Klenze(클렌체)’가 눈에 띈다. 클렌체는 알루미늄(AL·AL cap)과 PVC의 복합재질로 구성돼 있다. 슬림한 프로파일과 유리 난간대로 자연채광과 전망을 확보한 ‘와이드 뷰’로 설계한 것이 큰 특징이다.

이 외에도 KCC에선 무기단열재인 ‘그라스울 네이처’도 제로에너지건축 측면에서 주목받는 제품이다. 제품 생산에서 폐기까지의 전생애주기(Life cycle)에 걸쳐 사용되는 에너지 소모량이 유기 단열재에 비해 적어 지구 온난화 방지 및 에너지 자원 보존에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LX하우시스는 고단열 창호인 ‘LX Z:IN(LX지인)’ 창호 ‘수퍼세이브’ 시리즈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퍼세이브 창호 시리즈는 이중창에 적용할 시 에너비소비효율등급 1등급의 단열성능과 기밀성 1등급, 수밀성 50등급 등 사양을 충족하고 있다. 이 중 ‘수퍼세이브 7’은 흰색 PVC프레임의 노출을 최소한 고급 디자인을 갖추기도 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창호는 실내 에너지 손실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해 가정 냉방비 증감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며 "냉방 효율은 기밀성과 유리 단열 성능에 따라 결정되기에 고단열 창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외 현대L&C에서는 프리미엄 창호 ‘레하우 R-900’가 있다. 4면 밀착 기능과 상부가 비스듬하게 열리는 틸트 기능을 동시에 적용해 단열·기밀·방음뿐만 아니라 환기 성능도 갖췄다. 금호석유화학 건자재 브랜드 휴그린에서는 ‘자동환기창 Pro’를 선보였다. 창문을 열지 않아도 자동으로 환기를 시켜주는 시스템 창호 제품이다. 이보다 더 앞서서는 이건창호에서 패시브하우스에 적용 가능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PVC 시스템창호를 선보이기도 했다.

건자재업계 한 관계자는 "제로에너지건축은 정부가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것이고, 여기에는 특별한 기술이 들어가야 하니 프리미엄 창호를 개발·생산하는 업체들에겐 호재일 수밖에 없다"라며 "다만 이에 걸맞은 자재와 시공 기술이 들어가야 해서 이를 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상품성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 제로에너지 인증 대상 기술 완화 시급

다만 건설업계에서는 원자재값, 인건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오르는 상황에 제로에너지건축 인증제가 시행되면 건축비가 오르면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인증 기준에 포함된 기술을 사용할 때만 에너지 절감 효과를 인정해주는 부분은 지나치게 기준이 엄격하고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제로에너지건축 인증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관련 기술을 좀 더 폭 넓게 인정해주고, 건설사에 대한 인센티브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또한 현재 제로에너지건축 인증 기준이 단열·창호·설비 등으로 제한돼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제로에너지건축 인증을 위한 기술력이 부족하거나 공사비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에 국토교통부에서는 제로에너지건축 인증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건축물에너지 자립을 위해 제로에너지를 넘어선 미래 대비 ‘플러스에너지빌딩’(Plus Energy Building, PEB) 구현이 향후 숙원사업으로 떠올랐다. 강용태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고려대 플러스에너지빌딩 혁신기술 연구센터 센터장)는 "제로에너지빌딩은 에너지 자립률이 20% 정도밖에 안 된다"며 "건물 내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해서 에너지 자립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플러스에너지빌딩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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