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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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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 韓 상륙, 피해 일파만파…폭우·강풍에 교통 끊기고 나무 뽑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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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이 남해안에 상륙한 10일 오전 김포공항 국내선 대합실에 설치된 텔레비전에서 태풍 특보가 나오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10일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이에 따른 피해와 교통 차질들이 잇따라 속출하고 있다. 카눈은 오늘 밤까지 약 15시간에 걸쳐 한반도를 수직으로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20분께 경남 거제 부근으로 상륙, 오전 11시 경남 밀양 남남서쪽 20㎞ 지점을 지났다.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80hPa(헥토파스칼)과 29㎧로 강도 등급은 '중'이다. 

카눈 강도는 우리나라에 접근해올 때보다 한 단계 낮아졌다. 상륙 시점에 견줘서도 세력이 다소 약해졌는데 지면과 마찰했기 때문이다.

카눈은 이날 3시 청주 남동쪽 60㎞ 지점까지 북상했을 때 속도는 시속 33㎞로 빨라지겠다.

충청 이북부터는 지향류가 더 약해지면서 카눈의 속도가 더 느려지고 자체 회전력에 의해 이동 방향이 북북서쪽으로 틀어지겠다.

카눈은 이날 오후 6시 청주 북동쪽 40㎞ 지점에 이르렀을 때 속도가 시속 26㎞,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30㎞ 지점에 있을 때 속도가 24㎞까지 떨어지겠다.

자정 서울 북쪽 40㎞ 지점에 다다르면 속도가 시속 19㎞까지 느려질 전망이다. 북한에 들어선 뒤 카눈은 시속 15㎞ 내외 속도를 유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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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태풍경보가 내려진 10일 오전 전남 여수시 한 도심에서 모녀가 우산을 나눠쓰고 걸어가고 있다.(사진=연합)

전날부터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북창원 320.1㎜, 양산 상북 302.5㎜, 한라산 남벽 283㎜, 거제 254.4㎜, 경주 토함산 241㎜ 등이다.

현재 경상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60㎜, 강원영동에는 시간당 10∼30㎜씩 비가 쏟아지고 있으며 제주·남해안·경상동해안에는 최대순간풍속이 30㎧(시속 108㎞) 안팎에 달하는 강풍이 불고 있다.

태풍 영향으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에도 이틀째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항공평의 경우,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제주 출발·도착 213편이 결항 또는 사전 결항했다. 현재 일부 항공편이 뜨고 내리고 있으나, 제주가 태풍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나더라도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해 다른 지역 공항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운항에 차질이 예상된다.

바닷길도 이틀째 막혔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아울러 이날 첫차부터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47회의 운행이 중지됐다.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를 복구 중인 3개 노선(충북·정선·영동 일부)의 운행도 중단됐다. 부산도시철도 1∼4호선 지상구간과 부산김해경전철 열차 운행은 이날 첫차부터 중지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속하는 남해안 지역(목포·여수엑스포·광주송정·진주·마산·포항·구포 경유 등) 노선과 태백선·경북선 일반열차, 고속구간 연쇄 지연 예방을 위한 일부 고속열차(일반철도 구간 경유 포함), 동해선(부전∼태화강) 광역전철 열차를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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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한 10일 오전 서울역 전광판에 열차 운행 중단·변경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사진=연합)

카눈 북상에 대비해 학사 운영 일정을 조정한 전국의 유치원, 초·중·고교가 총 1579개교로 집계됐다.

전체 학교(1만 9602개교) 대비 8.1% 수준이지만, 개학한 학교(3333개교)로만 좁혀 보면 47.4%가 학사 운영 일정을 조정한 셈이다.

원격수업을 하는 학교가 877개교, 개학 연기를 포함해 휴업한 학교는 475개교, 단축수업 142개교, 등교 시간 조정은 85개교로 집계됐다.

남부지역에서는 피해 신고가 쇄도하고 있다.

경남소방본부에는 총 138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오전 6시 19분께 거제시 능포동 한 아파트에는 벽돌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다수가 파손됐고, 오전 9시께 창원시 국도 5호선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 지점에 산사태가 발생해 양방향 차량 통행이 모두 통제됐다.

오전 8시 3분께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 인근에서 70대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약 30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번 태풍과 관련해 10일에만 모두 100건이 넘는 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중구 한 도로에서는 성인 남성 허리 굵기의 가로수가 부리째 뽑히는 등 해안도로 침수, 가로수와 중앙분리대 파손 등 피해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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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이 남해안에 상륙한 10일 오전 부산 중구 한 도로에서 가로수가 강한 바람에 뿌리째 뽑혀 있다.(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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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태풍경보가 내려진 10일 오전 전남 여수시 주삼동 한 건설 현장에서 철근이 휘어져 있다.(사진=연합)

경북소방은 도로 침수 및 유실, 가로수 전도, 주택 침수, 간판 탈락 등 80여건에 대해 안전조치를 했다. 이날 오전 6시께 구미시 선산읍 독동리에서는 400년 된 천연기념물 반송(천연기념물 357호) 일부가 쓰러져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했다.

울산소방은 이날 0시부터 오전 9시까지 간판 떨어짐과 가로수 넘어짐 등 총 48건을 안전 조치했다.

이날 오전 4시 40분께는 동구 방어진순환로(아산로 방면)에 가로 3m, 세로 4m 크기 바위가 인근 산에서 굴러내려 와 담당 지자체가 안전 조치 중이다.

제주소방에는 전날부터 태풍 관련 신고 26건을 접수했으나 큰 피해는 없었으며, 전남·전북·충남 등 태풍 영향권에 든 지역에서도 작은 피해 신고가 이어져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이날 안전안내문자에서 되도록 실내에 머물고 하천, 해안가, 계곡, 급경사지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침수·산사태 위험지역에서는 대피 명령 시 즉시 대피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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