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한글과컴퓨터 각자 대표. |
▲한글과컴퓨터 CI. |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는 오는 25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설법인 ‘한컴AI웹에디터’(가칭)를 설립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한컴AI웹에디터는 회사의 글로벌향 웹오피스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될 예정이다. 김연수 한컴 대표와 김두영 한컴 웹오피스실 실장이 신설법인의 각자대표를 맡는다.
한컴이 이같이 결정한 이유는 회사의 ‘알짜’ 사업부문으로 통하는 웹오피스 사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다.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맞게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에 힘을 주겠다는 전략이다.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오피스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패키지 소프트웨어 대비 비용 부담이 적다. 한컴이 지난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소프트웨어부문(별도 기준)에서 약 637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중 59.7%에 해당하는 381억원을 구독형 제품으로 벌어들였다.
한컴의 전략은 이미 지난 5월 김연수 대표 명의의 주주서한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설치형SW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클라우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중심으로 본격적인 전환을 시작했다"며 "클라우드 SaaS 사업의 확장과 인공지능(AI) 분야 육성을 통해 국내외 AI 에디터 시장을 선도하고, 동시에 공격적인 자회사 포트폴리오 개편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컴은 지난해부터 ‘글로벌-데이터-서비스’ 중심 사업 기조를 세우고 클라우드와 SaaS 사업 확장 전환에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 9월 클라우드 구독서비스 ‘한컴독스’ 출시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컴독스는 PC버전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바일 기기의 경계를 넘어 언제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한 업무환경을 제공한다. 한컴독스는 출시 4개월 만에 유료 가입자가 1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고, 기업-정부 간 거래(B2G)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론칭한 ‘한컴싸인’도 한컴의 대표적인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다. 한컴싸인은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계약서 작성과 서명 요청, 인증 등 전자 계약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웹에서 처리할 수 있다.
한컴의 타깃은 글로벌이다. 한컴이 지난해 인수한 대만의 글로벌 SaaS 기업 케이단(KDAN Mobile)은 이달 중 오피스 소프트웨어 ‘케이단 오피스(Kdan Office)’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한컴의 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SDK)를 기반으로 만든 제품으로, 한컴이 해외 시장에 SDK를 공급한 첫 사례다. 특히 이 제품은 대만의 첫 자국 내 오피스소프트웨어로 전해진다.
한컴은 자사의 오피스SW 기술과 케이단의 모바일PDF, 전자서명 및 애니메이션 솔루션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아시아와 북미,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케이단 외에도 잠재력을 가진 해외 SaaS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편 신설법인은 글로벌 시장 니즈에 맞는 AI기반의 웹에디터 제품 고도화 및 다변화를 추진한다. 한컴은 우선 국내 시장 및 설치형 제품에 주력해 온 인력과 자원을 신설 자회사에 재배치함으로써, 해외 시장 및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집중 공략한다. 인력의 80% 이상을 웹에디터 개발 전문가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보다 공격적인 중장기적 성장 재원 마련을 위해 외부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