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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새판짜기' 3분기 반도체·소비주 집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6 15:28

지분 5% 이상 보유종목 축소...77개주는 확대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파크시스템스·심텍 등 재편입



유커 소비주도 기대감↑...코스메카코리아·현대백화점·호텔신라 등 주목

국민연금

▲국민연금.(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국민연금이 반도체 및 소비주 비중을 늘리며 포트폴리오 새판짜기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지난 3분기(7~9월) 지분 5% 이상 보유한 국내주식 종목을 다소 줄였지만 반도체 및 유커(중국인 관광객) 관련주 비중은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고, 중국 내 국내 관광 수요가 점차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기 성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국민연금이 수익에서 지난해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주식 총평가액은 128조90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134조9356억원)에 비해 각각 4% 이상 감소한 규모다. 3분기 동안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 현상’이 지속되며 코스피 지수도 3.87% 하락하는 등 증시가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도 국내주식 보유종목 가짓수를 줄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 보유한 국내 주식 종목은 지난 1분기 307개 종목이었지만, 2분기 296개, 3분기 283개로 매 분기 4% 내외 축소됐다.


3분기  국민연금 5% 이상 보유 종목 내 반도체유커 관련주 지분 변동 추이
종목명2023년 3분기증감업종
심텍7.035%이상 신규편입전자 장비 및 기기
파크시스템스5.005%이상 신규편입전자 장비 및 기기
코스메카코리아9.594.44개인생활용품
현대백화점10.853.92백화점
호텔신라13.103.68도소매
ISC9.313.16반도체 및 관련장비
티이엠씨10.002.42반도체 및 관련장비
클리오7.122.12개인생활용품
아모레G8.082.06개인생활용품
리노공업6.451.4반도체 및 관련장비
신세계13.411.35백화점
두산테스나10.911.18반도체 및 관련장비
GKL12.021.12호텔 및 레저
인텍플러스6.181.11반도체 및 관련장비
원익QnC8.611.06반도체 및 관련장비
아모레퍼시픽7.401.05개인생활용품
하나머티리얼즈7.121.04반도체 및 관련장비
솔루엠9.101.04전자 장비 및 기기
SK하이닉스7.900.16반도체 및 관련장비
한국콜마12.480.06개인생활용품
해성디에스10.460.04반도체 및 관련장비
출처=에프앤가이드


◇반도체 비중 확대... 심텍 등 새로 편입

3분기가 흘러가는 동안 국민연금은 77개 종목의 지분을 늘리고 94개 종목 비중을 축소하며 ‘선택과 집중’ 양상을 보였다. 이 77개 종목 중 12개 종목을 반도체 및 관련 소부장 기업이 차지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3위 SK하이닉스의 지분(7.90%)을 0.16%포인트 늘렸고, △두산테스나(10.91%) △해성디에스(10.46%) △티이엠씨(10.00%) △솔루엠(9.10%) △원익QnC(8.61%) △하나머티리얼즈(7.12%) △리노공업(6.45%) △인텍플러스(6.18%) △ISC(3.16%) 등의 지분도 증가했다.

이외에도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요한 첨단 나노계측장비를 취급하는 파크시스템스(5.00%),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을 만드는 심텍(7.03%) 등이 새롭게 5% 이상 보유 종목에 편입됐다. 이중 파크시스템스는 국민연금이 앞서 1분기 지분을 5% 미만으로 축소했던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주다. 인텍플러스 역시 같은 시기 5% 미만으로 줄였다가 2분기 다시 키운 바 있다.

이는 지난 3분기 말부터 D램 가격 반등이 시작되는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 조짐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업계 실적 지표로 통하는 미국 마이크론의 영업손실이 대폭 줄었고, 최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조 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하는 등 증시 전반에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고용량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주력으로 취급하고 있어 빠른 실적 개선세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호텔신라 등 유커 소비주도 기대감↑

반도체와 더불어 비중이 커진 종목으로는 유커 관련 소비주로 나타났다. 해당 업종으로는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10.85%), 신세계(13.41%) 등 백화점 △GKL(12.02%) 등 카지노 △호텔신라(13.10%) 등 면세 △코스메카코리아(9.59%), 클리오(7.12%), 아모레G(8.08%), 아모레퍼시픽(7.40%), 한국콜마(12.48%) 등 화장품 관련주가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지분을 늘린 77개 종목 중 코스메카코리아(5.15%→9.59%), 현대백화점(6.93%→10.85%), 호텔신라(9.42%→13.10%)이 증가폭 상위 톱3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같은 비중 확대는 지난 8월 10일 자국민에 대한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허가로 전통적인 중국 관광객 수혜주에 대한 기대감이 떠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제주도를 찾은 유커의 숫자는 1만7698명으로 코로나 유행 전의 약 80%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난 14일 중국 톈진에서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유커의 수는 1300여명으로 규제 해제 후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객단가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여전히 개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업황 개선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것은, 작년 증시 빙하기 당시 입은 손실을 신속히 만회하고 추가적인 단기 수익을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7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자산에서 올해 20.68%의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작년 한 해 기록한 손실(-22.76%)을 만회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국민연금은 단기 수익률 성과에 치중해 장기 가치투자 비중을 대폭 줄인 바 있다"며 "자금 운용역도 2~3년 내 성과를 보여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포트폴리오 변경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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