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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참사 1주기에 유통·외식업계 "핼러윈행사 피하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2 16:00

백화점·마트, 추모 분위기 감안 마케팅 자제

베이커리·커피점, 신메뉴·굿즈 출시 안하기로

11~12월 빼빼로데이·수능·성탄절 마케팅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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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중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기 열흘 전에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마련돼 있는 핼러윈데이 용품 매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유통업계와 외식·호텔업계가 올해 핼러윈데이(10월 31일)를 앞두고 별다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고 조용하게 넘긴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29일 129명의 인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의 1주기와 맞물려 핼러윈데이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는 업계의 움직임을 반영해 관련 마케팅을 기피하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올해 핼러윈데이 행사를 준비하지 않는다. 대신에 자체 그룹 행사 또는 팝업 등 다른 행사들은 예정대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핼러윈데이가 지나간 11~12월의 매출 비중이 큰 시기인 만큼 패션 행사와 팝업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고, 신세계백화점 역시 핼러윈데이 행사 대신 그룹 통합행사 쓱데이(1년에 한 번 신세계 계열사가 모여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에 참여해 할인 행사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도 예외가 아니다. 오는 10월 10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쇼핑행사 형태로 할인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통합행사에는 현대백화점을 포함해 현대홈쇼핑, 현대리바트 등 10여개 그룹사가 참여해 유통·식품·패션·리빙·라이프스타일 전 부문에 쇼핑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별도의 핼러윈데이 마케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헬러윈데이를 맞아 케이크와 기념품 등 일부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은 있을 수 있지만, 올해는 핼러윈데이 연계 판촉 프로모션을 전혀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편의점업계는 핼러윈데이를 건너 뛰어 바로 11월 대목행사인 ‘빼빼로데이(11월 11일)’에 집중할 계획이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입장에서 핼러윈데이가 크게 두드러지는 행사는 아니어서 그렇게 집중하는 마케팅은 아니었다"며 "핼러윈데이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도 유통업계와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분위기에 맞춰 핼러윈데이 행사 없이 조용하게 보낸다는 입장이다.

통상 핼러윈데이 시즌인 10월은 송년회·망년회 등 업계 특수인 연말 전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기로 꼽힌다. 따라서, 예년대로라면 핼러윈데이 한 달 전부터 외식업계는 마케팅 준비에 돌입했겠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프로모션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할로윈 콘셉트에 맞춰 기획상품을 선보였던 CJ푸드빌 뚜레쥬르, SPC그룹 파리바게뜨 등 베이커리 브랜드는 올해 움직임이 없다.

지난해 ‘몬스터볼 피자’, ‘할로윈 피자’를 나란히 내놓고 경쟁을 벌였던 도미노피자·한국파파존스 등 피자업계도 올해 별도로 한정판 메뉴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핼러윈 콘셉트로 ‘고스트버거’를 내놓았던 고든램지버거, ‘블러디그레이비버거’로 눈길을 끌었던 KFC 등 버거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할리스 등 매년 핼러윈데이를 주제로 새 메뉴를 공개하고, 관련 굿즈를 선보이고 모객에 나서던 커피전문점들도 참사 1주기 추모 분위기를 의식해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통 및 외식업계는 오히려 핼러윈데이를 넘긴 11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 16일 수능, 12월 크리스마스 등 곧 다가올 연말연시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업계 비수기인 여름철을 지나 핼러윈데이는 단비 같은 대목이지만 참사 추모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섣불리 마케팅을 펼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아쉽지만 잔치를 벌이기보다 함께 애도를 표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호텔업계는 제철 재료를 이용한 가을 미식과 야외 ‘추(秋)캉스’ 프로그램 등으로 핼러윈데이를 대체한 프로모션을 마련한다. 호텔마다 오프라인 행사는 자제하는 분위기이며, 글래드 등 일부 호텔만 외국 방문객을 겨냥해 메타버스 플랫폼 등 온라인을 통한 핼러윈데이 장식을 소규모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올해 핼러윈데이는 다들 조용히 지나가려는 분위기인 만큼 다가올 크리스마스 프로모션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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