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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박정희 전 대통령 혜안·결단 배워야" 朴 "우리 정부 어려움 잘 극복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6 15:10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났다.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은 1980년부터 매년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열려오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장녀인 박근혜 전 대통령도 추도식에 11년 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하면 된다’는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냈다"며 "지금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이 일궈 놓은 철강, 발전,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반도체, 방위 산업으로 그간 번영을 누려왔다. 이 산업화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튼튼한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세계적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산업화의 위업을 이룩한 박정희 대통령을 추모하는 이 자리에서 그분의 혜안과 결단과 용기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저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92개국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다"며 "박정희 대통령이 이룬 압축성장을 모두 부러워하고,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정상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을 공부하라, 그러면 귀국의 압축 성장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지도자를 추모하는 이 뜻깊은 자리에 영애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유가족들에게 자녀로서 그동안 겪은 슬픔에 대해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린다"는 인사로 추도사를 마무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버지께서 일생을 바쳐 이루고자 했던 잘 사는 나라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고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돌이켜보면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다. 전쟁을 겪었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난했고 먹고사는 일이 너무나도 간절한 그런 시절도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 위대한 국민은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고 오늘의 번영을 누리게 됐다"고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특히 오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준 윤석열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추도식이 끝난 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식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당선인 시절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12일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50분간 대화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4박 6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현충원을 찾았다.

대통령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친 추도식에 참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래전부터 윤 대통령의 참석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보수 대통합’ 필요성을 적극 띄우는 가운데 이뤄진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1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을 당시 방명록에 "위대한 지도자가 이끈 위대한 미래, 국민과 함께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쓰기도 했다.

추도식에는 유족과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윤두현 의원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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