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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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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채권금리발 쇼크…코스피 2300 붕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6 16:21

美 10년물 장기채 금리 한때 5% 돌파

중동발 리스크·알파벳 실적 쇼크까지



코스피 10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외국인 매도세… "2170선까진 열어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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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미국 채권시장이 급락하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가가 25일(현지시각) 9.51% 폭락하면서 시장이 공포에 휩싸인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2차전지 등의 업황 개선 지연 및 수요 둔화 우려, 원·달러 환율 상승, 외국인 수급 부재로 하방 압력을 더욱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10개월 만에 최저치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09포인트(2.71%) 하락한 2299.08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3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1월 6일 종가(2289.97)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7.35포인트(1.58%) 내린 2325.82에 개장했다.

코스피의 급락세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영향을 받았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78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205억원, 1109억원을 사들였지만, 급락세를 막을 순 없었다.

코스닥 지수도 급락하긴 마찬가지였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26.99포인트(3.50%) 하락한 743.85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월 3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727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601억원, 2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와 2차전지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2.44%)과 LG화학(-6.99%), 에코프로비엠(-6.29%), 에코프로(-10.00%)도 일제히 급락했다.


◇ 2차전지 빠진 증시 방어막 없어


국내 증시 하락은 악재가 너무 많았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관련한 지정학적 긴장감과 미국 10년물 장기금리가 재차 상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장중 5%를 돌파했던 미 국채금리는 4.8%선까지 후퇴했다. 이날 다시 0.12%포인트 오른 4.96%까지 올랐다. 미국 달러 강세로 인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 대비 10.3원 오른 1360.0원으로 마감했다.

뉴욕증시 급락도 투심에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 간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0.32% 하락한 3만3035.93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도 2.43% 급락한 1만2821.22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1.43% 떨어진 4186.7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가 42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5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 유입, 국채금리 급등 등에 투자심리가 악화했다"며 "그동안 기대감이 컸던 인공지능(AI) 사업 부문에서 실망감을 제공했다는 점이 폭락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대해 그간 이차전지 상승세로 지수 하방을 지지하고 있었지만, 2차전지에 더해 IT 업종에 대한 매도세까지 나오면서 방어막이 없어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 압력이 3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반도체와 2차전지, IT 등 주력 업종의 주가 하방 압력이 줄어들었다"며 "외국인이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도 팔아치우고 있는 실정인데,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300선이 무너진 만큼 11월 FOMC 전까지 보수적 대응을 유지해야 한다"며 "유가증권시장의 12개월 선행과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모두 10년 평균을 밑돌고 있는 만큼 2170선까지는 열어둬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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