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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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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업계, '개별관광객' 공략으로 돌파구 찾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2 16:54

중국 단체관광객 소비패턴 변화에 ‘유커 효과’ 미미



중국 MZ 관광객 등 'FIT' 공략 중심 마케팅 전략 선회



쇼룸·엠디 개편 이어 자체 캐릭터 개발...문화마케팅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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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자체 캐릭터 ‘바니’와 글로벌 브랜드 ‘오프 화이트’ 협업 매장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국내 주요 면세점들이 중국 단체관광객 방한 재개 3개월이 지났음에도 기대만큼 ‘유커(游客)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최근 마케팅 전략을 다변화하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중국 경기침체와 여행·소비패턴 변화로 핵심 고객인 중국 단체관광객 씀씀이가 예전만 못한 만큼 ‘개별 자유여행 관광객(FIT)’을 겨냥한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업계에선 엠디(MD·상품기획) 개편, 쇼룸 오픈, 자체 캐릭터 개발 등 FIT 유입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젊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2일 자체 제작 캐릭터 ‘폴과 바니(Paul&Bani)’를 공개했다. 폴과 바니는 여행과 예술을 사랑하고 새로운 영감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 늘 여행을 떠나는 아티스트 캐릭터다. 폴은 내성적이지만 신중하며 예술과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가이며, 바니는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이슈메이커로 패션과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아티스트 성향을 가졌다.

이렇게 탄생한 폴과 바니는 MZ세대(1980~2000년 초반출생) 들에게 인기 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와 협업해 팝업 매장에 등장한다. 서울 명동본점에 마련되는 팝업 매장에선 오프화이트를 입은 바니와 사진도 찍고, 오프화이트 서울 에디션 티셔츠도 볼 수 있다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엠디도 개편했다. 지난 9월에는 명동점에 BTS 공식 굿즈 등을 판매하는 ‘스페이스 오브 BTS’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BTS의 공식 상품을 판매하고 BTS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신세계면세점의 시도는 중국 젊은 MZ관광객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신세계면세점은 개성 있는 캐릭터와 브랜드의 협업으로 젊은 관광객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명동에 국내 최초 면세점 쇼룸 ‘LDF HOUSE(엘디에프 하우스)’를 오픈했다. LDF HOUSE는 면세쇼핑과 관광, 체험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외국 개별 관광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3개층과 루프탑으로 이뤄진 단독 건물로, 팝업스토어, 롯데면세점 모델 포토존, 열기구 리프트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됐다.

롯데면세점은 이곳에 외국 관광객 방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을 지켜보고 쇼룸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FIT 공략을 위해 ‘명소화 전략’을 펼친다. 신라면세점은 일상회복을 맞아 최근 쇼핑공간을 넘어 문화·예술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4월 서울점 ‘Cafe LA’ 브랜드 행사를 비롯해, 5월 아모레퍼시픽과의 ‘유행화장전’ 팝업 전시, 잔디밭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플리마켓 ‘더 신라 빌 마켓’ 등을 진행했다. 또한 옥상 공간까지 루프탑 카페로 오픈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신라면세점은 CGV와 손잡고 조만간 루프탑에서 영화관 상영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면세업계는 지난 8월부터 중국 단체관광객 방한이 재개됐음에도 아직 기대만큼 매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자 수는 63만8030명으로 전월 59만4385명 대비 7.3% 늘었다. 전월대비 실적만 보면 면세업계가 회복하고 있는 것 같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 9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하다. 지난 9월 외국인 면세점 매출액(1조805억원)도 2019년 9월 매출액(1조9271억원)의 56%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는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의 실적 회복은 내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관광객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향후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며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 및 관광 비수기인 4분기 돌입으로 추후 상황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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