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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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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진출 1년 대만이 한국보다 잘 통하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6 14:35

김범석 창업자 "현지 로켓배송 성장 국내보다 빨라"

매출 1조원 업계 예상…물류센터 추가 투자 가속도

인구밀집 높고 온라인몰 잠재성 커 한국보다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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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대만물류센터 2호점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쿠팡이 지난해 로켓배송을 앞세워 진출한 대만에서 호실적을 거두자 시장 상륙 1년 만에 물류센터 확장 등 공격투자를 발표하며 해외사업 확대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쿠팡의 대만 투자 행보의 배경으로 한국과 비슷한 인구밀집 시장 구조, 상대적 덜 발달된 온라인거래 인프라, 소비 콘텐츠 유사성 등 요인들이 한국시장보다 더 빠른 쿠팡 사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대만 내 두 번째 풀필먼트센터 오픈을 알리는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쿠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년 상반기 중 3호 풀필먼트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대만 진출 1년 만의 투자 확장이다.

쿠팡이 대만 시장 투자를 확대한 것은 사업 진출 당시 초기 우리나라 성장세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범석 창업자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만의 로켓배송 출시 첫 10개월은 한국의 로켓배송이 처음 10개월 성장했던 것보다 빠르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쿠팡의 대만 실적은 전체 실적 중 신사업 실적으로 포함되는데, 신사업 실적은 전체 매출의 5% 비중도 차지 않는다.

지난해 연간 쿠팡 매출은 26조원대로, 신사업 매출은 8113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쿠팡이 정확한 대만 매출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1조원 안팎의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쿠팡이 대만 시장을 적극적 공략하는 것은 한국처럼 높은 인구 밀집도를 비롯해 상대적 덜 발달된 온라인몰 배송 인프라, 소비 콘텐츠 유사, 가격 경쟁력 우위 등 시장 안착에 용이한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일단 대만은 한국처럼 인구 밀집도가 높아 물류센터 확장에 용이하다. 대만의 인구 밀도는 ㎢당 673명으로 한국(515명)보다도 높다. 그런데도 한국보다 배송적인 측면에선 상대적 온라인몰 인프라는 부족한 수준이다.

대만에선 현재 쇼피, 피씨홈, 모모 등이 이커머스 시장을 이끌고 있는데, 이들 온라인몰의 평균 배송 기간이 5일에서 일주일이 걸린다. 이 때문에 주문상품을 다음날 즉시 배송하는 쿠팡 로켓배송에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뿐만 아니라, 현지 판매되는 한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대만은 한류열풍으로 한국 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쿠팡에서 판매되는 국내 기업 상품 가격은 현지 판매가의 평균 60%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K-푸드 대표상품인 ‘신라면(5봉지)’의 경우 현지 판매가(4월 3일기준)는 한화 9000원에서 최대 2만2000원 사이다. 반면 쿠팡 로켓직구에서는 같은 제품을 4000원에 판매했다. 같은 기간 빙그레 바나나우유(200㎖·6개입)와 예감 감자칩도 쿠팡에서 판매중인 상품이 55~80% 저렴했다.

쿠팡은 이처럼 ‘빠른 배송’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만 시장을 사로잡으며 지난 2분기(4∼6월)부터 대만 쇼핑 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 중이다.

쿠팡이 해외에 진출한 사례 중 아직 대만처럼 성공한 사례는 없다. 쿠팡은 2021년 일본에 진출했으나, 1년 9개월만에 철수하는 아픔을 겪었다. 따라서, 대만이 한국에 이어 ‘제2의 시장’으로 부상한 만큼 앞으로도 투자를 지속적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만은 우리나라와 제일 싱크로율이 높은 국가로 한국소비자들과 라이프스타일과 소비패턴 등이 비슷하다"며 "넷플릭스를 즐겨보고 화장품을 많이 쓰는 등 비슷한 점이 많고, 빠른 배송 경험도 원한다. 쿠팡이 대만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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