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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메아리 없는 혁신…인요한 자신감에도 당내 호응 없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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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오후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로 들어서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총선을 앞두고 다양한 혁신안을 내놓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미온적인 반응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원외인 김병민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혁신위원회의 혁신안건에 적극적인 메시지를 보내지 않는 분위기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스스로를 희생함으로서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면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솔로몬 재판에서 진짜 몫"이라면서도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 수 있는 시기가 언제냐는 질문에는 "밥을 하더라도 쌀도 씻고 뜸도 들이고 무르익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기현 대표가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 측근들에게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고 말한 것으로도 이날 전해져 김 대표의 행보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후 나온 것으로 혁신위의 요구와는 무관하다는 게 김 대표 주변의 전언이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3일 여의도 당사에서 혁신위 3차 회의 후 브리핑을 열고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에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하는 걸로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날 ‘대사면’에 이은 ‘2호 혁신안건’으로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당헌·당규 명문화 △세비 삭감 및 국회의원 구속 시 세비 전면 박탈 △현역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내 중진들의 별다른 반응이 이어지지 않자 인 혁신위원장은 ‘친윤계 의원들의 불출마·수도권 출마’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인 혁신위원장은 이같은 혁신안에 대한 당내 반발에 대해서 "(혁신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면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여러 차례 자신감을 보였다. 전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가 다 알지 않느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어제 저녁에도 (그분들에게) 결단을 내리라고 전화했다"며 친윤석열(친윤) 핵심 의원들의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거듭 촉구했다.

이어 "그중에 한 두 명만 결단을 내리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오게 돼 있다"고 말하면서 연쇄적인 불출마·수도권 출마 움직임을 보여달라고 압박했다. 특정 인물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김기현 대표와 친윤계인 권성동·장제원 의원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지도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이 인 위원장의 권고와 관련한 입장을 묻자 "또 다른 질문 있나"라며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도부는 인 위원장의 권고가 최고위 의결 사항이 아닌 개별 의원이 결단해야 할 영역이라고 보고 공식 반응을 자제한다고 알려졌다. 일부 중진 의원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친윤 의원들도 공개적으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취지는 이해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서 단정적으로 평가하기 이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미온적인 분위기에 대해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에서는 혁신위원장을 비롯해 혁신위원들이 먼저 불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으면서 공천에 대한 안건이나 중진·주류들의 불출마를 제안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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