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시장에서도 청약 미달과 미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일부 평형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했던 이문아이파크자이 모형도.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
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경기 김포 고촌 센트럴 자이는 1048가구 모집에 1989건이 접수돼 1.9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포시 서울 편입 가능성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단지이지만 높은 분양가격에 발목이 잡혔다. 이 단지의 3.3㎡(평)당 분양가는 2236만원으로 전용 84㎡는 7억5840만원(A타입 기준)이었다. 이는 주변 시세 대비 1억원 이상 비싼 가격이다.
같은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의정부 분양 단지들도 고분양가에 발목이 잡혔다. ‘의정부 푸르지오 클라시엘’은 579가구 모집에 706명만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 약 1.21대 1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더샵 의정부역 링크시티’는 1041가구 모집에 5406명이 접수해 5.19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일부 타입은 1순위 마감했지만 84㎡B, 84㎡D, 84㎡E, 112㎡ 등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의정부 푸르지오 클라시엘의 분양가는 평당 1900만원대로 전용 84㎡는 6억1900만~7억600만원대로 책정됐다. 더샵 의정부 링크시티의 평당 분양가는 2000만원대로 전용 84㎡ 분양가가 6억6060만~7억3720만원대에 형성됐다.
서울 분양시장에서도 미달과 미계약이 속출하고 있다. 도봉구 ‘도봉 금호어울림 리버파크’는 지난 7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전 타입 마감에 실패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787가구 모집에 1만3280명이 청약해 평균 16.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전용 20㎡, 59㎡, 84㎡ 등 일부 평형에선 1순위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해 2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미계약이 속출하면서 선착순 분양에 돌입했다. 또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은 청약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당첨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하면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고 최근 선착순 분양에 나섰다. 특히 ‘이문 아이파크 자이’의 경우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3억229만원으로 인접한 ‘휘경 자이 디센시아’ 같은 평형대 분양가 대비 2억원 이상 비싸다.
이를 두고 수도권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전방위적 청약규제 완화, 서울 신축공급 부족 우려로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완판에 성공한 단지들이 많았지만 가파르게 오른 분양가격이 수요자 심리적 저항선에 다다랐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문도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파르게 오른 분양가격이 수요자가 생각하는 심리적 저항선에 다다랐다"며 "수도권과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분양시장 분위기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11월 아파트 분양 전망’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91.8로 한 달 전 대비 10.2포인트(p) 떨어졌다. 서울은 같은 기간 100에서 92.5로 하락했다.
변서경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금리 급상승 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수요자들의 아파트 가격 민감도가 커진 상황에서 주택 사업자들의 부담도 확대돼 당분간 분양 사업은 어려운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zoo10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