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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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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교대근무, 짧은 휴식…노동자 우울증에 '적신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17 10:58

순천향대 서울병원 이준희 교수팀 교대근무자 3295명 분석
간호사·경찰관·소방관·돌봄노동자 등 직업군 위험도 높아
사무직·서비스직 많아…"긴 근무-짧은 휴식 겹치지 않아야"

순천향대 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준희 교수02

▲이준희 순천향대 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기자] 교대근무 노동자가 긴 교대근무와 짧은 휴식 시간에 동시에 노출되면 상승적 상호작용을 보이며 우울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준희 교수팀(박성진 강남지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종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은 2020년 조사된 제6차 근로환경조사에 참여한 교대근무자 3295명의 자료를 분석, ‘교대 근무자의 우울증에 대한 긴 교대근무 시간과 교대근무 사이 짧은 휴식 기간의 상승적 상호작용’ 논문을 최근 발표했다.

긴 교대근무와 짧은 휴식이란 장시간 교대근무 후 다음 교대로 넘어갈 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거나 간신히 숨만 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실태는 대표적인 교대근무 직종인 간호사, 경찰관, 소방관, 돌봄 노동자, 조리원,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를 포함하는 사무직 및 서비스 직업군의 우울증 위험도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한 달 동안 1회 이상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를 긴 교대근무로 정의했고, 지난 한 달 동안 연속된 교대근무 사이의 휴식시간이 11시간 미만인 경우가 1회 이상 있었을 때를 짧은 휴식시간으로 정의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웰빙지수(WHO-5)를 활용하여 50점 미만이면 우울증으로 정의했고,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우울증 위험도와 짧은 휴식시간 및 장시간 교대근무 사이의 연관성을 추정했다.

분석 결과 교대근무자의 우울증 유병률은 32.9%였다. 흥미롭게도 다변량 분석에서 우울증 위험도는 긴 교대근무 시간 또는 짧은 휴식시간과 유의한 관련이 없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요인에 동시에 노출되면 우울증 위험은 유의하게 증가했다. 두 요인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상대적 초과 위험 역시 우울증 위험도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승적 상호작용을 나타냈다. 직업별로 층화한 민감도 분석 결과 사무직과 서비스직을 합친 그룹에서 유의한 상호작용이 나타났다.

이준희 교수는 "교대 근무자들의 긴 교대근무 시간과 교대근무 사이 짧은 휴식시간에 동시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는 직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신체 회복을 방해하여 교대근무자의 기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교대근무 일정을 계획하거나 교대근무자를 위한 건강 정책을 수립할 때는 두 상황에 동시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Industrial Medicine’ 올해 8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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