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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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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에너지+] 전립선비대증, 약물치료로 안되면 '홀렙수술'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6 16:45

■ 힘없고 가늘고 급한 소변 '남성 질환'



전조증세 2~3개 겹치면 비뇨 진료 바람직

초기증상엔 아미노산 유린타민 약물 치료

전립선 제거 홀렙수술 보편화…재발 적어

감기 약물복용 신중…일부 배뇨장애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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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비대증은 날씨가 추워지면 악화하기 쉽다. 약물치료로 치료나 관리가 안되는 경우 수술치료가 불가피하다. 사진은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김현우 교수가 전립선비대증 홀렙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은평성모병원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기자]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다. 유방암은 남성도 걸리지만, 전립선 질환은 오로지 ‘남자의 질환’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전립선은 ‘울적’해진다. 추위에 전립선 근육이 수축하고, 전립선에 둘러싸인 요도가 압박받아 소변 줄기가 약해지기 쉽다. 화장실에서 끙끙거리며 몸서리를 치는 남자들이 늘어난다.

전립선은 소변과 정액이 지나가는 요도를 감싸고 있는 밤톨처럼 생긴, 남자에게만 있는 인체기관이다. 그 모양은 거꾸로 선 밤을 닮았고, 크기(정상 무게 20g 정도)는 호두알과 비슷하다.

전립선 위에는 방광이 있고 아래에는 요도 괄약근(성기 요도와 닿은 부분)이 있으며, 뒷쪽 윗부분에는 주머니 모양의 정낭이 있다. 정액이란 고환에서 생산된 정자(1%)와 정낭에서 만들어진 정낭액(50~80%), 전립선에서 만들어진 전립선액(15~30%)이 합쳐진 것이다.

전립선비대증(전립선증식증)은 전립선이 정상 크기보다 점차 커지는 진행성 질환이다.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고 남아있는 느낌이 있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화장실을 자주 찾는다, 소변줄기가 힘이 없고 끊기며 힘을 주어야 나온다, 소변을 참기 어렵고 급하다, 소변을 보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밤에도 소변 때문에 자주 깨서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등의 증세가 2∼3개 이상 겹친다면 비뇨의학과 진료를 서두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으로 병원을 찾으면 먼저 소변검사를 비롯해 소변의 세기와 방광 내에 오줌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알아보는 검사를 한다. 또 전립선초음파로 전립선 크기를 측정하는데, 크기를 재서 무게로 환산한다. 정상적인 전립선의 크기는 가로 4㎝, 세로 3㎝, 높이 3㎝ 정도이며, 무게는 대략 20∼25g이다.

전립선 복부초음파는 방광에 오줌을 가득 채우고 해야 정확성이 높다. 더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면 전립선 경직장초음파(항문에 탐침자를 넣어 검사 시행)를 해야 한다. 이 검사법은 치질이나 항문 기형 같은 것이 있다면 시행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PSA(전립선 특이항원) 혈액검사를 통해 전립선암의 유무도 같이 알아보는 것이 좋다.


◇ 전립선 복부초음파 검사하면서 PSA 혈액검사로 전립선암 확인하면 좋아

전립선비대증 치료법에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다. 일반적으로 약물요법을 먼저 실시한다.

전립선 비대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 증상이라면, 일반의약품을 통해 관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염증 억제 효능이 있는 글리신, 알라닌, 글루타민 등 3가지 사슬 구조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전립선 비대에 의한 배뇨장애 치료’ 목적의 일반의약품은 전립선비대증의 병리기전 중 염증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한다. 신체의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을 이용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했다. 전립선 조직의 염증반응을 특이하게 억제하는 ‘유린타민’이 대표적이다.

일반의약품으로 치료 및 개선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 의사로부터 전문의약품 처방을 받아서 복용해야 한다. 최근 전립선비대증 홀렙(HoLEP) 수술이 보편화하고 있다. 비대한 전립선 조직을 안전하게 제거해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줄이는 치료법이다. 홀렙 수술이 필요한 사람은 약물치료 효과가 없거나, 처음부터 전립선이 너무 비대해 약물치료를 할 수 없는 환자들이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현우 교수는 "홀렙수술은 비대한 전립선 전체를 제거하기 때문에 기존의 수술방식과는 달리 재발이 거의 없고 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전신마취가 가능하다면 80대 이후의 초고령자에서도 많이 시행된다. 심각한 폐나 심장의 문제가 있는 경우 척추 마취를 통해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국소 마취나 수면 마취로는 수술을 시행할 수 없다.

김 교수는 "홀렙수술의 또 다른 장점 중의 하나는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를 복용해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홀렙수술 자체의 지혈 효과가 아주 좋기 때문에 출혈성 경향으로 수술을 못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퇴원 후 레이저로 지혈한 동맥이 손상되면 아주 심한 출혈이 있을 수 있다. 이 때는 응급실로 가서 소변줄을 다시 삽입하고 방광세척을 하면 출혈을 멈출 수 있다.


◇ 40대 이후 비대증세…반신욕·걷기·원활한 성생활 ‘건강한 전립선관리 ABC’

요즘 독감과 감기가 유행이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감기 독감과 관련된 약물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진료를 받거나 약국에 갔을 때 전립선 비대증이 있다는 사실을 의사나 약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 감기약 중 코막힘 증상 등에 사용하는 에페드린계 약이나 항히스타민 약제들은 요도의 괄약근을 조이거나 배뇨근 수축력에 영향을 주어 배뇨장애를 일으키거나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바람둥이로 꼽히는 카사노바도 노년기에 전립선 비대증을 피하지 못했다는 설이 있다. 남성들은 늦어도 40대 이후부터는 전립선 건강을 조석으로 챙겨야 한다.

다음은 전립선 건강 생활요법 ABC다. 하나, 회음부를 자주 따끈하게 해준다. 따뜻한 물로 회음부와 항문에 좌욕을 하거나 배꼽까지 몸을 담그는 반신욕을 하면 좋다. 둘, 틈나는 대로 걷는다. 만성적인 전립선 긴장을 없애는데 유용하다. 셋, 원활한 성생활이다. 건전한 성생활을 함으로써 회음부의 이완과 전립선의 배설이 촉진된다.

한국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 통계를 보며, 지난해 142만 2393명이 전립선비대증 진료를 받았다. 전립선 크기는 40세 이후 점차 커지고, 커지는 것에 비례해 전립선비대증이 악화한다.

관련 학계에 따르면, 환자의 70~80%는 치료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20~30%의 환자들은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전립선비대증에 대한 증상 호전이 없는 약물을 점점 독하게 오래 복용하면 나중에 방광의 손상 등 큰 부작용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는 환자들은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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