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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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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대동맥혈관병원, 헬기 이송 '심정지 가장' 살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8 14:01

40세 男 강원도서 갑자기 쓰러져…119구급대·닥터헬기 긴급이송
환자 도착 전 수술준비 완료 병원측 EXPRESS 시스템 효과 발휘

정일수 씨와 아이 출산을 축하하는 의료진들

▲이대대동맥혈관병원 송석원 병원장과 의료진들이 심정지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환자 정일수 씨(40)의 생환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사진=이대서울병원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기자] 만삭의 아내를 둔 가장이 심정지로 쓰러진 후 반혼수 상태에 빠져 위독했지만 119구급대와 닥터헬기 의료진, 이대 대동맥혈관병원의 촌각을 다투는 구명 노력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이 가장은 며칠 뒤에 태어난 아들을 영상통화로 만나는 기쁨까지 누렸다.

이대 대동맥혈관병원은 28일 "강원도 원주에 사는 40세 정일수 씨가 심정지로 쓰러졌다가 기적적으로 회생해 태어난 아들과 영상으로 감격적인 첫 만남을 한 후 11월 24일 퇴원했다"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0월 28일 오후 2시께 강원도 원주시 소재 한 요양병원에 방문하던 중 갑자기 심정지로 쓰러졌다. 다행히 지나가던 행인으로부터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가까운 대형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반혼수 상태로 급성대동맥박리로 인한 심장눌림증으로 긴급 수술이 필요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365일 24시간 대동맥 응급수술이 가능한 이대대동맥혈관병원에 연락이 닿았고, 정씨는 닥터헬기에 실려 서울시 용산구 노들섬에 도착 즉시 구급차로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 씨는 헬기 이송 도중에 다시 발생한 심정지로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위독한 상황이었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한 정 씨는 자발순환이 회복돼 응급 심낭천자를 시행했지만, 반혼수 상태였던 정 씨의 회복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정 씨의 배우자는 의료진에게 "출산을 2주 남겨두고 있다"며 간절한 심정을 호소했다.

목표체온유지 치료를 시작하고 모든 의료진이 정 씨의 의식이 돌아오길 기다리던 중, 10월 29일 기적적으로 정 씨는 의료진과 눈을 맞추기 시작했고 밤 12시께 응급 수술을 진행해 무사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더욱이 중환자실에서 회복을 마치고 일반병실에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정 씨는 11월 17일 타 의료기관에서 아기 출산을 소식을 들었고, 이어 아기 얼굴을 화상으로 만나는 감동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이대대동맥혈관병원

▲심정지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정일수 씨가 병원 입원실에서 갓 태어난 자신의 아기를 영상통화로 만나고 있다. 사진=이화여대 의료원 공식 블로그

정일수 씨는 "송석원 병원장님을 비롯해 이대대동맥혈관병원 수술팀이 또 하나의 생명을 줘 너무 감사하다"면서 "이젠 술, 담배도 안 하고 가족을 위해 충실한 삶을 살겠다"고 밝혔다. 퇴원 뒤 아내와 아기를 직접 만나면 꼭 안아줄 것이라는 작은 소망도 전했다.

정 씨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은 119구급대, 닥터헬기의 항공 의료진 등 모두 제 역할을 했고, 특히 대동맥박리 환자 응급수술 시스템을 갖춘 병원으로 이송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의 EXPRESS(Ewha, Xtraordinary, PREcision, Safe AORTIC Surgery) 시스템은 일종의 패스트 트랙(Fast-Track) 진료시스템으로, 외부에서 대동맥질환 환자가 연락이 오면 관련 의료진 및 행정파트까지 문자가 전송되면서 환자 도착 전에 모든 수술 준비를 마치고, 환자 도착과 함께 바로 수술장으로 이동한다. 만약 응급차나 응급헬기를 통해 이송돼 긴급한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수술실로 직행해 초응급 상황의 골든타임을 사수할 수 있다.

송석원 이대대동맥혈관병원장은 "대동맥 혈관질환은 시간이 생명으로 우수한 의료진뿐만 아니라 최적의 시설과 장비,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은 365일 24시간 언제나 대동맥 및 혈관질환에 응급수술 및 시술팀을 준비하고, 전국 어디에서나 헬기를 비롯한 응급전달체계를 구축해 가장 빠르고 최적의 치료결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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