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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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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조국에 이낙연도 신당설…연동형 ‘계륵’ 野 식탁 위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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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각종 신당설이 흘러나오는 정치권에서 선거제 개편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 고심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당장 차기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손익’ 계산이 한층 복잡해지면서다.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의석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단순히 나눠 갖는 과거 병립형 제도로 회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 동의 없이는 개편에 나설 수단이 부재하다.

반대로 민주당 역시 국민의힘을 패싱하고 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병립형과 다른 방향으로 개편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 재의요구(거부)권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결국 병립형으로 회귀하거나 현행 연동형 제도로 선거를 치르거나 둘 중 하나의 시나리오가 민주당 선택에 의해 결정될 공산이 큰 것이다.

우선 민주당이 과거 ‘개혁 대상’으로 지목한 병립형 제도로 회귀할 경우, 당시 국민의힘을 다수 의석으로 누르고 ‘강제 개편’에 나선 던 것을 잘못으로 시인한 셈이 된다. 이재명 대표 역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총선용 위성정당을 방지하기 위한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정치개혁을 약속한 바 있다.

친명계 김두관 의원도 28일 페이스북에 ‘약속과 명분을 지키는 지도자의 길을 가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병립형으로 야합하면 우리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고, 무슨 염치로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병립형은 소탐대실"이라고 지적했다.

위성정당 방지법 제정을 호소하며 연동형 사수를 주장해 온 이탄희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역구인 경기 용인정 출마 포기까지 밝히면서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국민의힘과 손잡고 과거의 병립형 비례선거제, 양당 카르텔 법을 통과시켜 우리의 정체성을 부정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우리의 운명은 언제 꺼질지 모르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울 것"이라며 "국민통합·정치교체를 약속했던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가 내일 의원총회에서 올바른 결단을 이끌어주시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도부는 오는 29일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임에도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이는 연동형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소수당에 배분한 결과, 다수당 혹은 다수 연합을 잃고 ‘식물 야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창당하면 원내 진출이 유력할 것으로 거론되는 신당은 현재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신당 △조국 법무부 전 장관, 송영길 전 대표 등에 의한 민주당 강성 지지층 기반 신당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등을 구심점으로 한 비명(비 이재명) 신당 등이다.

이준석 신당의 경우 보수 색채가 뚜렷한 데다, 선거 뒤 국민의힘과의 재합당하는 이른바 ‘친박연대’ 모델이 공공연히 거론된다.

이 전 대표 측근 그룹인 김용태 전 최고위원 역시 10일 CBS 라디오에서 "만약 이 전 대표가 창당하게 된다면 저는 친박연대 모델로 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싶다"며 "나중에 창당해서 영남 의석수를 배출한다고 하더라도 보수 혁신 경쟁을 통해 다시 (국민의힘과) 당 대 당 통합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경우 연동형 제도 하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사실상 여당 위성정당 역할을 하며 40석 가까운 비례대표 의석을 국민의힘에 가져다 줄 수도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물론 민주당 역시 민주당계 신당으로 비슷한 효과를 노려볼 수는 있다. 지난 총선 열린 민주당 사례처럼 조 전 장관이나 송 전 대표 신당과 정책 연대를 맺고 기회가 맞을 때 합당하는 방안이다.

다만 ‘비명계 신당’이 민주당계 신당 대표주자로 나서 의석을 가져온다면, 이낙연 전 대표와 차기 대선에서 겨룰 가능성이 큰 이재명 대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이낙연계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진행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 참석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로 인해 민주당이 사당화 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는 것은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고 이 대표를 정면 비난했다.

그러면서 신당 창당과 관련한 질문에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한다"고 여지를 뒀다. 또 국내 정치 양극화를 극복할 방법으로 ‘다당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치사 대표적 당내 경쟁자였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 역시 이재명 대표에 맞서는 ‘이낙연 신당’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이 전 대통령 시절 친박연대도 친이(이명박)계 공천 학살에서 친박 의석을 보존하기 위한 방편으로 쓰이면서, 이후 박 전 대통령 정치력을 유지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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