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김영섭 KT 대표(CEO)가 취임 이후 첫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상무보 이상 임원을 대폭 축소하고 최고경영자(CEO) 권한을 확대했다. 그간 논란이 된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고 경영 회복과 기업이미지 개선을 직접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준법경영·신뢰회복’ 방점
30일 KT는 2024년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고객 지향적인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축소했다. 상무 이상의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규모를 대폭 줄였다.
특히 본사 스탭 조직인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인사책임자(CHO) 등을 CEO 직속으로 편제해 대표 권한을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이와 함께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윤경림 전 사장이 맡았던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을 해체하고 법무·윤리·경영지원 부문에는 외부 인사를 영입해 신뢰 회복을 도모했다.
기존의 정보기술(IT) 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해 ‘기술혁신 부문’도 신설했다. 기술혁신부문 산하에 클라우드, 인공지능(AI), IT 분야의 역량이 뛰어난 고수 집단의 ‘KT컨설팅그룹’을 신설해 고품질 과업수행을 담보하고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전문성으로 승부하겠단 전략이다.
◇ 외부인사 수혈로 전문성↑
김 대표는 앞서 공언했던 것처럼 주요 보직에 대부분 KT 내부 인재를 등용했다. 본업인 통신 부문에는 단말 마케팅 분야 전문가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과 네트워크 전문가 안창용 엔터프라이즈부문장 등을 임명했다.
CSO에는 다년간 전사경영전략 수립을 바탕으로, 커스터머 전략 부서를 리딩하고 있는 박효일 전무를 보임했다. CFO에는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그룹사에서의 CFO 경력을 보유한 장민 전무를 중용했다. CHO에는 인사와 기업문화,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서를 두루 거친 고충림 전무를 확정했다.
외부전문가 영입을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도 주목된다. 신설한 기술혁신부문장(CTO)에는 야후,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거친 IT 전문가 오승필 부사장을 영입했다. KT컨설팅그룹장에는 LG CNS에서 함께 일한 정우진 전무를 임명했다. 정 전무는 삼성SDS, 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을 거친 디지털 클라우드 기술 컨설팅 전문가다. 경영지원부문장에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임현규 부사장을, 법무실장에는 검사 출신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인 이용복 부사장을 영입했다.
한편, 이번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이르면 다음주부터 진행될 52개 그룹계열사 후속 인사에서도 인사 칼바람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선 김 대표가 이번 인사에서 경영 쇄신에 방점을 찍은 만큼 그룹사 전반으로 인사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사 중에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KT스카이라이프, KT알파, 지니뮤직, KTCS, KTis, 나스미디어, 플레이디, 이니텍 등 8개 계열사 CEO가 정기인사 대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새로 취임하면서 경영 회복에 공을 들이는 만큼 임기와 상관없이 경영 성과가 부진한 계열사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본사에서 계열사로 이동한 임원 규모도 상당한 만큼 이번 그룹 인사에서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임원들로 계열사 대표가 변경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현석 부사장·안창용 부사장·오승필 부장·정우진 전무·이용복 부사장·임현규 부사장. |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