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상장 당일 공모가를 하회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 위츠가 '따블(공모가 대비 2배)'을 달성했다. 오랜만에 등장한 따블 새내기주의 탄생에 위츠를 향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위츠는 지난 20일 코스닥 시장 상장 첫날 공모가(6400원) 대비 129.53% 상승한 1만4690원을 기록하며 '따블'을 기록했다. 상장 당일에는 장중 한때 266%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새내기주가 종가 기준으로 따블을 기록한 건 지난 8월21일 티디에스팜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22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7.36% 하락한 1만3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이후 이어온 상승세는 멈췄으나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 대비 118.28% 높은 수준이다.
앞서 상장한 코스닥 상장사들이 상장 이후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지난 19일 공모가 2만4500원에 상장한 사이냅소프트는 지난 22일 1만658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32.3%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18일 상장한 엠오티 역시 지난 22일 종가가 7310원으로 공모가(1만원)를 26.9% 밑돌았다. 지난 14일 상장한 쓰리빌리언도 상장 당일에는 소폭 상승했으나 22일 종가가 3945원을 기록하며 12.3% 하락했다.
위츠는 일반청약 당시에는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7일과 8일 양일간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223.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일반청약을 진행한 탑런토탈솔루션, 성우 등이 각각 984.39대 181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츠가 흥행한 배경으로 시장에서는 낮은 공모가를 꼽았다. 위츠는 공모가 희망 밴드 범위를 5300원에서 6400원으로 잡았다. 이에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진행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밴드 상단인 6400원으로 공모가를 최종 확정했다.
위츠의 증권신고서를 보면 참여건수 2060건 가운데 참여 기관 중 55.92%(1152건)는 밴드 상단인 6400원을 제시했다. 밴드 상단 초과를 제시한 참여 기관도 39.47%(813건)에 달했다.
하지만 위츠는 최종 공모가를 밴드 상단으로 결정했다. 공모가를 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확정할 경우 투자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어서다. 최근 공모주 시장 침체 속에서 과도한 공모가 설정에 따른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따블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사측의 전략이 명중한 셈이다.
위츠는 전력 전송 핵심 솔루션 개발 및 공급 전문기업이다. 2019년 모회사인 켐트로닉스가 삼성전기 무선충전 사업을 인수하면서 설립됐다. 삼성전자 1차 협력사로 모바일과 웨어러블 기기 등에 무선 충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모바일무선충전 시장 성장세에 따라 신규 생산시설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은 베트남 생산법인의 2공장 증축을 위한 시설투자와 전장부문 사업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 2공장은 내년 상반기 증축에 돌입해 오는 2026년 상반기 증축 완료가 목표다.
위츠는 설립 4년 이후부터 한 해 매출액 1000억원 안팎의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995억원, 영업이익은 106억원, 당기순이익은 7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엔 매출액 488억원, 영업이익 17억원, 당기순이익 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장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 분위기가 다소 침체되면서 공모주 옥석가리기가 한층 심화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위츠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확고한 캐시카우를 가지고 있다는 점과 명확한 성장 전략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IPO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가가 6000원대로 최근 상장한 다른 새내기주에 비해 저렴하다고 느낀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실적이 나쁘지 않고 무선 충전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차익실현에 나선 투자자들도 적었던 점도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