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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에너지+] 살모넬라 식중독 계란 때문? "근거 부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3 16:36

최근 포스코 집단식중독 원인균 가능성에

박태균 박사 "최종결과 전 단정 시기상조"

식약처·농식품부 양성률 조사 0%대 그쳐

계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계란.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 기자] 지난 11월 초에 발생한 포스코 집단 식중독의 원인균이 살모넬라균일 가능성이 나왔지만 원인식품을 계란으로 단정할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이 주최한 ‘살모넬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주제의 간담회에서 박태균 수의학 박사는 "살모넬라균은 2400개 이상의 혈청형으로 분류되는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수많은 살모넬라균 중에서 살모넬라 엔테라이티디스와 살모넬라 타이피무리움 2가지가 주로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포스코 식중독 사고에선 역학조사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아 원인식품으로 계란을 지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계란이 아닌 다른 식품이 원인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살모넬라 엔테라이티디스 같은 식중독균은 계란 외에도 샐러드용 채소·돼지고기·당근·생선 등 다양한 식품에 오염될 수 있다. 지난 2012∼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식품에서 검출된 살모넬라균 174건의 혈청형을 조사한 결과, 계란에서 살모넬라 엔테라이티디스가 검출된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

살모넬라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면 역학조사를 통해 식중독에 걸린 사람(가검물)의 살모넬라 혈청형과 의심이 되는 식품의 살모넬라 혈청형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해야 원인식품 확정이 가능하다.

또한, 식약처가 2018~2022년 식용란 수집판매업 등에서 유통 중인 계란을 매년 살모넬라 엔테라이티디스 양성률(검출률)을 검사한 결과에서도 2018~2021년 불검출, 2022년 234건 중 2건 등 식중독균 검출률 0.9%에 그쳤다.

아울러 해마다 전국 양계농장에서 연간 4000여개씩 계란을 수거해 살모넬라 식중독균 3종을 대상으로 하는 농림축산식품부 검사에서도 2020년 이후엔 3년 연속 검출률 0%를 기록했다.

살모넬라균 식중독 증세는 균에 오염된 식품 섭취 후 6~48시간 후에 매스꺼움과 구토와 설사, 발열·복부경련·근육통·두통 등이 흔히 나타난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파악된 살모넬라 식중독 사례 131건 중 62%인 81건이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집단급식소 발생은 전체 발생의 13%인 17건이었다. 식약처는 달걀로 발생할 수 있는 살모넬라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파손되지 않은 달걀 구입 △달걀을 만진 후엔 비누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 씻기 △조리 시에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기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영은 전 대한영양사협회장은 "살모넬라균은 식품의 중심온도 65∼70℃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모두 사멸한다"면서 "다만, 살모넬라균이 계란 노른자 가운데까지 파고 들어갈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숙보다는 완숙으로 먹는 것이 매우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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