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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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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염도·가루쌀·컵용기…고추장도 변해야 팔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4 17:58

CJ제일제당, 나트륨 25% 낮춘 태양초 신제품 출시
대상, 1인가구 겨냥 50g 컵고추장 개별포장 판매
샘표, 장류 제조 적합한 가루쌀 '바로미2' 로 빚어

고추장

▲(왼쪽부터) CJ제일제당 해찬들 우리찹쌀 태양초 고추장, 대상 청정원 순창 컵고추장, 샘표식품 조선고추장. 사진=각 사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한국 매운 맛의 원조제품인 고추장이 트렌드와 소비자 입맛 변화에 맞춰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고추장을 만드는 주요 식품사들이 저염도, 신소재 쌀 등 차별화된 레시피의 신상품을 비롯해 1인가구 맞춤형 패키지 제품들을 잇따라 개발·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최근 대표 장류 브랜드 ‘해찬들’ 신제품으로 염도를 줄인 ‘우리찹쌀 태양초 고추장’을 새로 내놓았다.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100% 태양초 고추장의 매운맛은 살리되 나트륨 함량은 기존보다 25% 낮춘 것이 특징이다.

통상 고추장 제조 시 염도를 줄이면 숙성 과정에서 잡균이 늘어 발효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우나 자체 공법을 적용해 장맛을 유지한 것이 핵심이다. 찹쌀·양파 등 주재료를 동시 발효해 보다 낮은 염도에서도 장맛을 살렸으며, 최적의 균주·조건 연구를 거쳐 발효 품질도 잡았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일반 소금 대신 소금 본연의 맛이 강하고 나트륨이 비교적 낮은 안데스 소금을 넣은 것이 강점"이라며 "지난달 중순 이마트에서 선출시한 제품으로 판매 초기부터 현장 소비자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대상은 자체 식품 브랜드 청정원을 통해 1인 가구를 겨냥한 ‘순창 컵고추장 패키지’를 내놓았다. 가구 구성원이 줄면서 편리한 소용량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대상이 컵고추장 제품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패키지는 총 6개 컵으로 구성됐으며 겉면의 QR코드를 찍으면 컵고추장을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다. 컵 한 개 당 기존 순창 찰고추장을 50g씩 소분한 것이 특징으로 2~3인분 요리 외에도 즉석에서 디핑 소스로 사용할 수 있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컵별로 개별 포장돼 보관이 용이한 점도 장점이다.

샘표식품도 국산 가루쌀 신품종을 활용한 쌀 고추장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현재 제품화를 위한 연구 단계를 밟고 있다. 일반 쌀 대비 전분 입자 배열이 성글어 쉽게 부서지고 물 흡수도 빨라 장류 제조에 용이한 ‘바로미2’를 활용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바로미2를 주재료로 한 기술을 적용해 제조 시 기존 쌀로 만든 고추장 제조 방식보다 수화시간(여러 재료가 물과 섞여 분자 형태로 결합하는 시간)이 75%, 발효 시간이 절반씩 줄어 고추장 생산성을 최소 2배 이상 늘릴 수 있다. 또, 최근 가루쌀 고추장의 요리 적합성 검토 결과 쌀의 발효 과정 중 생긴 과실향이 고기 누린내를 잡는데 도움을 줬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아직 개발 단계여서 정확한 출시 시점은 말하기 어려우나 여러 식재료와 조리법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제조 기술이 확보된 만큼 소비자 평가 등을 거쳐 빠른 시일 내 제품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제품 충성도가 높은 편인 고추장 시장에서 업체별로 신제품 출시를 통한 점유율 뺏기 싸움에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고추장 소매점 매출 기준 최근 10년간 CJ제일제당과 대상이 각각 40% 후반대, 30% 후반대 시장 점유율로 1위, 2위를 다투고 있다. 이어 사조대림, 샘표식품, 진미식품, 오뚜기 등이 한 자릿수 대 점유율로 3위 싸움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추장 등 일부 식품은 브랜드 이름값이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고정 수요가 정착된 만큼 수요 방어에 나선 업체와 점유율 뺏기에 도전하는 업체들로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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