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년 증권업의 업황이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브릿지론을 많이 취급했던 증권사, 저축은행 등은 손실이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캠코가 하단을 어느 정도 지지할 것이기에 선순위 채권을 보유한 증권사나 저축은행은 위기에서 다소 자유로울 전망이다.
6일 페어먼트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나이스신용평가와 S&P글로벌의 ‘전쟁 그리고 부채의 무게 : 2024년에도 신용부담 지속 전망’세미나에서 기태훈 나이스신용평가 상무는 "2024년은 부동산 PF 부실화에 대한 정리와 재구조화 작업이 가시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
나신평은 신용등급 방향성을 나타내는 P/N비율(등급전망 ‘부정적’ 대비 ‘긍정적’ 비율)의 경우, 비금융 업종은 1배였으나, 금융 업종은 0.2배로 등급 하향 압력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금융업의 경우, 등급전망이 긍정적인 기업이 1곳이라면 부정적인 기업은 5곳에 이른다는 의미다. 금융업종 중 증권, 캐피털, 부동산신탁,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해당 업종의 산업환경은 불리하며 올해 대비 내년에는 더욱 저하될 전망이다. 이혁준 나신평 금융평가본부본부장은 "위험도가 가장 높은 브릿지론 익스포저가 집중돼 있는 저축은행, 캐피털, 증권은 불리한 산업 환경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 거품이 아직 다 빠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금융시장은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거품이 충분히 빠진 반면 분양가격은 아직 다 빠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기준금리, 코스피 지수와 주택담보대출금리 및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비교해보면 확연하다. 현재 기준금리는 3.5%로 2년 전 0.5%와 비교해 3% p 상승했다. 코스피는 2500포인트 수준으로 2년 전 3300포인트 수준과 비교하면 24% 하락했다. 반면 부동산 대출금리는 4.6%로 2년 전 2.6%에 비해 2% p 감소에 그쳤으며,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91로 2년 전 100에 비해 9% 하락에 그쳤다.
그는 부동산PF 중에서는 브릿지론의 위험을 지적했다. 그는"올해는 브릿지론의 문제를 만기 연장 등으로 이연 시켰으나 내년에는 올해와 같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브릿지론 중 30~50%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브릿지론의 손실 폭이 제한되는 요인은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존재다. 그는 "캠코가 브릿지론 부실채권을 절반 가격으로 매입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선순위 중심의 부동산 PF 대출을 일으킨 증권사들은 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업권 M&A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상무는 "저축은행, 캐피털사, 증권사 중 외부지원가능성이 열위한 회사는 부동산 PF 잠재부실 현실화 시 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재무적 지원능력이 최상위 수준인 은행금융그룹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금융그룹의 투자여력은 최근 10년 내 가장 우수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