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연합뉴스 |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 사무처는 최근 이런 내용의 판세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결과 서울 우세 지역구는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을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 여권이 참패한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서울에서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갑·을, 용산 등 8석을 확보한 바 있다. 내년 총선 전망에서는 이보다도 더 적은 것이다.
지도부는 당 자체 판세 분석임에도 "신빙성 없다"고 평가절하 하는 분위기다.
총선기획단장인 이만희 사무총장은 "최악의 경우, 경합 지역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다 진 것을 가정한 것"이라며 "전혀 신빙성을 두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보도 정해지지 않아 지역구 여론조사를 해본 적은 없다"며 "그동안 언론에 발표된 정당별·지역별 지지율 등을 기본으로 전반적인 동향을 설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날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사실상 ‘빈손’으로 활동을 조기 종료한 데 이어, 이날 판세 분석 결과까지 알려지자 당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도부 해체 뒤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목소리까지 나온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충분히 예견된 결과"라며 "그런데도 혁신위를 방해하고 좌초시킨 당 지도부는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고 썼다.
이어 "나아가 판세 보고서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성적표를 숨긴다고 성적이 사라지냐"며 "당이 죽든 말든, 윤석열 정부가 망하든 말든 혁신을 외면한다면 우리 당은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더 쪼그라들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성일종 의원은 "당이 위기다. 혁신의 기회를 놓치면 당의 생존이 위태로울 수 있다"며 "김기현 대표와 최고위의 결정에 국민 기대가 크다는 걸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미애 의원은 "‘빈손’ 혁신위의 책임은 혁신위를 발족시킨 김기현 대표에게 있다.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지적했다. 최재형 의원은 "우리 당 안일함이 매우 걱정스럽다. 당 지도부는 대책으로 답하라"고 촉구했다.
허은아 의원은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가 초토화 직전이다. 애써 부정한다고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다"며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용산에 할 말 해야 한다. 몇몇 중진이 험지 간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용호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강서 선거 참패의 충격은 어느새 잊혀지고, 당 지도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강서 패배 이전으로 돌아갔다"며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실망한 국민들은 자꾸만 우리 당을 떠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제 당 지도부가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혁신에 응답해야 할 차례"라며 "당 지도부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 아예 판세가 당 분석 보다도 나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자료는 정성적 분석을 한 것이다. 정량적 분석만 하면 이것보다 더 나쁘다"며 "여러 가지 여론조사를 다 참조했을 때 지금 우세를 확신할 수 있는 곳은 (서울에서) 4곳 정도"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경기도 지역에서 나오는 조사 결과들은 너무 절망적이기에, 제가 알고 있는 대로라면 분위기 좋게 보이려고 유선전화 비율을 많이 섞을 것"이라며 "(비례대표가) 병립형 제도로 가면 지난번 (민주당) 180석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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