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LED 조명 기업 소룩스의 정재준 대표이사가 지분율을 충분히 끌어올렸다. 소룩스는 신주 발행 등으로 자금을 유치하고 아리바이오를 확보했다. 그리고 이례적인 1대 14 무상증자를 단행,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제 시장은 전 최대주주 지분 관련 오버행 이슈의 현실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8일 소룩스는 신고가를 달성하며 주당 3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당 14주 배정 무증 결정이 결정적이었다고 보여진다.
◇ 아리바이오+무증 효과에 주가 급등
올초 6300원에 거래를 시작했던 소룩스의 주가는 ‘아리바이오’ 경영권 획득으로 급등했다. 놀라운 행보 덕에 주가는 7월 초 한 때 3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소폭 레벨을 낮춰 1만5000원~2만원 사이의 박스권 행보를 거듭하다 이번 무증 이후 신고가를 경신했다.
▲소룩스의 올해 주가 흐름. 출처/영웅문 |
무상증자 이전 정재준 대표는 신주 발행, 신주인수권부사채(이하 BW) 투자 등을 통해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 과정을 거쳤다. 지분 확보는 정 대표의 소룩스 경영권 획득 과정과 맞물려 진행됐다. 지난 6월 30일 정재준 소룩스 대표는 김복덕 전 대표이사의 구주 100만주와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 150만9207주를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거래와 함께 열린 임시주총에서 정재준 대표는 아리바이오 임원 2명 등 임원 6명을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 경영권도 확보했다.
그는 지분율 확대를 위한 밑작업도 마쳤다. 그리고 다음 달인 7월 3일 정 대표는 소룩스 1회차 BW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1주 당 7343원에 소룩스의 보통주 269만341주를 전환할 수 있는 권리와 김근호 아리바이오 임상담당 임원이 BW 콜옵션 30%를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이 함께 포함돼 있다. 7월 당시 주가는 3만원을 상회하기도 했으나, 발행 결정이 5월 초에 있었기에 낮은 가격으로 발행할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잠재적 주식 수를 포함해 519만9548주(무증 전 기준)를 확보했다. 소룩스 1회·2회 차 CB가 전환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정 대표는 최대 41.74%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리고 투자유치도 성공했다. 6월 15일 아리 제1호 투자조합이 소룩스 1회차 CB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1주 당 7343원에 소룩스의 보통주 269만 341주를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담겨있다.
아울러 아리 제2호 투자조합 등 15명은 지난달 24일 2회 차 CB 242억원을 투자했다. 1주 당 1만9354원에 125만387주를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있는데 이를 우호지분으로 가정한다면 정 대표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60.8%까지 늘어난다.
◇ 신주 중심 지분율 강화, 필연적 오버행
정 대표의 소룩스 지분 취득은 신주 중심으로 이뤄졌다. 구주 인수는 김 전 대표로부터 100만주를 인수한 것 이외에 없다. 나머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1회차 BW는 신주 발행과 관련이 있다. 또 전환사채 1회·2회차 투자유치도 마찬가지다.
신주 발행은 아리바이오 인수를 위해서는 불가피했다. 신주 발행은 구주 매각과 달리 자금이 소룩스 법인으로 유입된다. 소룩스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742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621억원 이상의 자금을 아리바이오 취득을 위해 사용했다. 소룩스는 아리바이오의 경영권과 11.5%의 지분율을 확보하기 위해 6월 30일 537.6억원, 7월 7일 83.5억원 등 총 621억원을 양도자인 정재준 대표 등에게 지급했다.
신주 중심의 거래는 부수적인 산물을 남겼다. 바로 소룩스 개인주주들에게 차익 매물 실현(이하 오버행) 우려를 심화시킨 것이다. 오버행의 주인공은 김복덕 전 대표 등이 보유한 지분이다. 김 전 대표는 191만3960주를 보유 중이고, 그의 특수관계인까지 고려한다면 228만9921주(무증 전 보통주 기준 지분율 23.45%)까지 늘어난다.
그는 경영권을 내려놓고 이사회를 떠나 단순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보유 중이라 언제든지 지분을 정리할 수 있다.
또 그와 그의 특수관계자들의 가격 눈높이는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그는 지난 5월 15일 소룩스 30만주를 9710원에 장내매도했고 지난해 1월에는 그의 친인척인 김태용 씨가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해 36만 여주를 1만원~1만3000원 사이에 장내 매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무상증자가 김 전 대표의 지분 매각(Exit)을 위한 과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무상증자로 1주 당 가격이 떨어지기에 통상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난다. 상당히 이례적인 1대 14 무상증자라면 효과가 배가 될 전망이다. 김 전 대표는 무증 이후 3000만주 이상 보유하게 되는데 이를 매각하는 과정 역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당히 이례적인 비율의 무상증자, 대표이사와 법인사이의 거래 등이 주목되지만, 소룩스의 오버행 이슈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