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LG전자 제공 |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자 특정 이슈에 급등락이 이뤄지는 테마장세가 연출 중인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를 집중 매수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는 4분기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내년 실적개선은 긍정적이라며 매수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 개인, 이달 LG전자 2244억 순매수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LG전자 주식을 2244억7200만원어치 순매수 했다. 이는 순매수액 1위인 LS머트리얼즈(3156억7900만원), 2위 삼성SDI(2698억9900만원)에 이은 세 번째다. 같은 기간 개인은 가전(家電) 라이벌인 삼성전자 주식은 6868억2800만원어치를 팔았다.
LG전자를 사들이고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배경은 주가가 엇갈린 행보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에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2일 7만3500원까지 상승한 바 있다. 연중 최고가 수준까지 상승한 만큼, 차익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LG전자 주가는 이익 감소 전망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물량이 유입됐다.
일부 증권사는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도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이는 연말 빅 배스(누적 손실 처리)와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비용 증가, 수요 부진 때문이다.
이에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키움증권도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췄다. BNK투자증권도 15만원에서 1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 하향조정에 대해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소비 경기 둔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을 각각 5%, 10% 하향 수정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둔화로 내년 실적 전망이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증권업계는 ‘시계제로’의 부정적 전망 보다는 대체적으로 개선세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분기 성수기와 전장부문(VS)의 성장, 파리올림픽을 앞둔 만큼 TV 등의 가전 판매 증가가 기대돼서다.
◇ 내년 전장부분 상고하저 기대감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1분기 성수기를 주목해야 할 시기"라며 "그간 상고하저 실적이 반복돼온 만큼, 연말 비용 반영 직후의 효과로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대의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형우 연구원은 내년 실적 전반을 이끌 재료로는 VS 부문의 성장을 꼽았다. 그는 "올해 말 수주는 80조원에서 내년 말에는 100조원으로 증가해 전장 부문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전기자동차 판매 약화는 부담이나 자동차의 전장화, LG마그나의 고성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TV 등 가전 부문 역시 판매 증가가 기대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리 올림픽, 유로 2024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유럽에서 예정된 만큼, 유럽 의존도가 큰 OLED TV의 수요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기업대 기업(B2B) 성과는 시스템 에어컨, 빌트인 가전, 모터·컴프레서 등 가전 부품과 IT 및 상업용 디스플레이, 로봇, 충전 인프라 등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강호 연구원은 "LG전자의 내년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올해 대비 6.7%, 14.5% 늘어난 89조9000억원, 4조260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 "HE(TV) 부문은 파리 올림픽 개최 및 프리미엄(OLED) 시장 확대로 회복, H&A(가전)은 프리미엄 매출 확대, 볼륨존 공략으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