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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틈타 국내 시장 넓히는 중국 직구 앱, '알리익스프레스','태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4 14:02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지난 10월 기준 국내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613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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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에경 브리핑 유투브 캡처]


 

국내에서 중국 직구 앱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8년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알리익스프레스는 많은 제품에 무료배송 및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적용하면서 소비자들의 호평 속에 국내 사용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61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7만명과 비교해 두 배 넘게 늘었다.

이런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9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사용자 수는 쿠팡(2862만명), 11번가(846만명), 지마켓(636만명)에 이어 4위를 차지했고, 지난 7월 국내에 상륙한 테무도 지난 10월 기준 국내 사용자 265만명으로 두 달 전 51만명과 비교해 큰 폭으로 회원 수를 늘렸다.

이들 업체의 최대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른 고물가 시대, 가격을 비교해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가성비 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중국 직구 앱은 가성비 상품과 국내 중간 유통 과정을 생략한 무시무시한 가격 경쟁력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뒤흔들 기세다.

여기에 유튜브와 블로그 등 SNS를 통해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의 추천상품과 저렴하게 구매하는 법 등의 콘텐츠가 증가하며 소비자들의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직구 앱의 가성비에 대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면 국내 내수시장 전체를 온전히 내줄 판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는 상황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중국산 제품의 이미지와 평가는 좋지 않았다, 특히 중국의 타오바오 등에서 물건을 구입해 배송대행지 일명 배대지를 경유해 국내로 들여오는 사례가 있었지만, 그 수도 많지 않았다.아무래도 직구와 달리 배송사고에 대한 우려와 품질문제 발생 시 반품·환불 등 고객서비스(CS) 부문이 취약했던 영향이 컸기 떄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대륙의 실수’로 불리며 품질과 가성비를 동시에 갖춘 샤오미, 베이스어스 등 중국산 가성비 제품들이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자, 중국 쇼핑 앱들은 가성비에 직배송이란 터보엔진을 달고 국내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기 시작했고, 문제는 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판매하는 공산품의 상당수가 이미 중국산이어서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데다 중국 업체들이 직접 국내 시장에서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경우 동종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제조업체들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혀 국내 제조 기반이 흔들릴 우려도 크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직구 앱의 주 사용자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40대이고, 품목은 가전‧전자‧통신기기 및 생활용품 등에 국한되어 있다며, 아직은 부족한 품질과 넘쳐나는 가품 등을 예로 들며 중국 직구 앱 성장은 한계가 존재한다는 견해를 밝혔고,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약 3년간 한국 시장에 100억원을 투자하여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을 두고 국내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인 가품 문제 해결 노력을 통해 국내에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구축하고 올해 3월에는 1000억원을 들여 마케팅과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패스트패션 회사 쉬인은 팬데믹 기간 미국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며 현재 미국 Z세대가 선호하는 앱 중 하나라며, 최근 쉬인이 한국에서 영향력을 높이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알리익스프레스가 처음 한국에 진출할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알리도 처음에는 견제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금 어떻게 됐는지 보라는 뼈 있는 말을 던졌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공급업자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며 경제적 여유가 없을 때 싸고 괜찮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소비자들 입장에선 좋은 것이라며 공급업자들이 원료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는 데만 열중할 게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비장한 각오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순한 기자    j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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