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성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최고가 대비 30% 이상 하락한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어 내년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노원구 일대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
14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 11월 24일 5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21년 9월 최고가(9억4000만원) 대비 3억6000만원 떨어졌으며 하락률은 무려 38.30%에 달했다.
노원구와 함께 묶여서 평가받는 도봉구와 강북구의 상황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도봉구 대장주로 꼽히는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 11월 9일 7억9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2021년 10월 최고가(12억원)에 비해 4억원 이상 폭락했다. 하락률은 최고가 대비 34.17%에 달한다.
해당 단지 전용면적 101㎡는 2021년 5월 13억500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 10월 17일 8억6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약 36.30%의 하락률을 보였다.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2차’ 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 21일 8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4월 최고가(11억8000만원) 대비 30.50%(3억6000만원) 떨어진 수치다.
3830가구 대단지이자 강북구 대장주로 평가받는 미아동 ‘SK북한산시티’ 또한 이같은 하락세의 직격탄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해당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11월 2일 6억3300만원에 거래되며 2021년 11월 최고가였던 8억9000만원 대비 30%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노도강의 가파른 하락세는 부동산 관련 통계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지난 4일 기준)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아파트값은 각각 0.02%, 0.03%, 0.06% 하락했다. 특히 노원구와 강북구는 최근 5주 연속, 도봉구는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처럼 노도강이 서울 타 지역에 비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고금리 여파와 집값 추가하락 우려에 매수세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금리의 정책자금 대출이 중단되며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접어들자,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집주인들이 지속적으로 호가를 내린 것이 주요했다는 해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부채 확대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자 지난 9월 27일부터 일반형(집값 6억원·연 소득 1억원 초과)의 공급을 중단했다.
노도강은 영끌족의 성지인 만큼 대출을 끼고 집을 구매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향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해당 지역 집값이 추가 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노도강 집값에 소폭 추가 하락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노도강은 영끌족이 많은 지역이라 현재 상황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 것"이라며 "해당 지역은 이미 고점대비 30%가량 하락해 여기서 큰 폭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내년 총선 전까지는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지며 소폭 하락하다가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고 소비심리가 회복되면 그때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