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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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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에너지+] 배변에 검붉은 출혈 잦으면 ‘대장암’ 의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7 15:00

염증성 장질환 가능성도…내시경검사 필요

항문 출혈 95% 치질 때문, 대장암은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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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 검사 안내 이미지. 자료=대한대장항문학회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기자] 화장실에서 배변을 하다 출혈이 생기면 ‘혹시 대장암 아닐까?’ 걱정하기 마련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에 따르면, 항문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출혈이 일어난 경우에는 혈변의 색깔이 선홍색에 가깝다. 피가 나는 부위가 항문에서 멀어질수록, 즉 위나 십이지장 등 상부 위장관에서 나는 경우는 피가 항문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위산이나 펩신, 세균 등 작용으로 끈적끈적한 흑색변으로 바뀌게 된다.

직장에서의 출혈은 약간 검붉은 색을 띠며, 그보다 더 윗부분인 결장에서 출혈은 검정색이 더욱 가미된다. 위나 십이지장에서 출혈이 생기면 마치 자장면 같은 색의 변이 나온다.

항문에서의 출혈은 치질 증상일 수도 있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대장암의 징후일 수도 있기 때문에 대장 내시경 같은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항문 출혈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대부분은 치질(치핵·치열) 증세로 인한 것이지만 대장암도 100명 중 5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대장항문학회가 전국 24개 병원 600여 명의 ‘항문 출혈 내원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치핵(67%)과 치열(27.4%)이 대부분인 가운데 대장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4.7%였다. 항문 주위 농양이나 치루 2.4%, 염증성 장질환은 1.9%였다. 항문 출혈이 시작된 시기는 1개월~1년 미만 61%, 1년 이상 23%, 1개월 이내 16%였다.

조사 결과처럼 변을 볼 때 피가 나는 가장 큰 원인은 치핵과 치열이다. 증세가 심한 경우 출혈과 함께 혈변을 본 뒤에도 몇 시간씩 통증이 이어진다. 변비가 심하거나 항문이 좁아져서 생기는데 여성에게 많다. 1~2개월 미만의 급성 치열은 충분한 식이섬유소 섭취와 지속적인 좌욕을 통해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오래된 만성 치열은 내괄약근을 부분적으로 절개해 항문을 넓히는 수술로 치료된다.

치질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치핵은 반복되는 배변, 힘줘 변을 보거나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 등에 따른 항문 주변의 혈관·점막, 점막 아래 조직이 부풀어 오르거나 덩어리를 이루며 늘어져 출혈이 일어난다. 복압이 올라가는 과격한 운동과 출산·음주도 위험요인이다. 음주는 혈관을 확장시켜 항문 출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치질이 없는데도 항문 출혈이나 출혈의 흔적이 자주 있다면 대장암이나 대장의 용종, 또는 염증성 장질환 등이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대변에 피가 묻어나오면 항문 윗부분인 직장이나 S상결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증상이 나타난다. 하루에 화장실을 3~4회 이상 들락거리고 변에 피가 묻어 나오면서 용변을 다 본 뒤에도 직장에 변이 남아 있는 듯한 잔변감이 느껴진다면 직장암을 의심해야 한다.

대변 속에 검붉은 피가 섞여 나오면 대장암, 거대 용종, 궤양성 대장염, 게실(장이 부풀어 오름) 출혈 등을 의심할 수 있다.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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