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2023 한국 부자 보고서.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한국 부자는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예·적금 보유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그룹이 17일 발표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서 ‘한국 부자의 투자 행태’를 보면 올해 한국 부자의 예적금 보유율은 지난해(84.5%) 대비 9.8%포인트(p)늘어난 94.3%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고금리 예금 판매가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거주용 외 주택’ 보유율은 전년 대비 1.0%p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직된 주택시장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한국 부자의 미래 투자 전략’ 부분에서 부자는 투자 환경 변화를 주시하고 빠르게 판단해 투자시기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이내 단기에 고수익이 기대되는 예상 투자처로 ‘주식’(47.8%), ‘거주용 주택’(46.5%), ‘금·보석’(31.8%), ‘거주용 외 주택’(31.0%) 등을 꼽았다.
향후 3년 정도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주요 유망 투자처로도 ‘거주용 주택’(44.3%), ‘주식’(44.0%), ‘거주용 외 주택’(32.3%), ‘금·보석’(32.0%) 등을 꼽았다. 국제 정세와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게 변하면서 자산 가치 하락의 위험이 있는 부동산보다는 안정적인 ‘금·보석’이나 ‘주식’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부자의 부(富)의 생애’ 부분을 보면 부자들이 현재의 자산을 축적하는데 가장 기여도가 큰 원천은 ‘사업소득’(31.0%)인 것으로 조사됐다. 축적된 자산을 투자해 불리는 과정에서는 ‘부동산 투자’가 24.5%로 ‘금융투자’(13.3%)에 비해 2배 정도 높았다.
가구의 연 총소득에서 생활비의 소비지출과 세금·3대 보험료를 제외해 산출한 ‘소득잉여자금’과 ‘부채활용’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 금융자산에 높게 배분하는 투자 전략을 통해 자산을 늘리는데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의 한국 부자 보고서는 올해로 발간 13년차를 맞았다. KB금융은 대한민국 부자들의 자산관리 노하우를 집중 분석해 부자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자 한국 부자의 현황, 투자 행태, 미래 투자 방향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2023 한국 부자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한국 부자를 선정해 설문조사를 실시함으로써 부자들에 관한 현실적인 내용을 담았다.
2023 한국 부자 보고서는 △한국 부자 현황 △한국 부자의 투자 행태 △한국 부자의 미래 투자 전략 △한국 부자의 부의 생애 △자산원천별 부자의 자산관리 △투자자산유형별 부자의 자산관리 등 총 6부분으로 구성됐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한국 부자는 크게 장기 투자, 투자 성공 경험이 있는 자산에 집중 투자, 투자여부 판단을 위한 다양한 자료의 분석 등을 토대로 자산을 관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개인의 자산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부자들의 자산관리 사례를 활용해 나와 가장 유사한 모델을 찾아 이를 실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2023 한국 부자 보고서는 지난 7월 26일부터 6주간 한국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개별심층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