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연합뉴스 |
회동에서 이 전 대표 신당 의지를 되돌릴만한 단서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각에서 제기되긴 했지만, 무산된 양상이다.
지난 1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관련 다큐멘터리 시사회에서 만난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는 이틀 만인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 한정식집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회동은 배석자 없이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는데, 이 전 대표 신당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회동 후 "이 대표가 어쨌든 간에 이 전 대표와 물밑 대화를 해 이 전 대표가 처한 처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며 "통합·안정·혁신이 어우러져야 총선에서 좋은 결과가 온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은 선거에서 절대로 한쪽이 일방적으로 쉽게 이기도록 두지 않는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는 ‘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데 대한 교감이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이야기까진 하지 않았다"면서 거듭 이 전 대표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이에 "어쨌든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예고해 당으로선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니 같이 함께 돌파해 나가자고 이야기했다"며 "단결과 통합을 위해선 이 대표가 바깥 목소리도 진지하게 경청해달라고 했고, 이 대표는 ‘잘 알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김 전 총리와 달리 회동 후 따로 브리핑을 갖지 않았다. 이에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이 대표 대신 회동 발언을 전했지만, 이 전 대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당의 단합과 총선을 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할 게 없다고 했다"며 "작은 차이를 넘어 큰길로 함께 가겠다는 입장을 말했다"며 원론적 통합 입장을 전했다.
이어 "김 전 총리는 과거 야권 분열 시 선거 패배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면서 "이 대표는 이러한 말씀을 진지하게 경청했고 당의 어른인 김 전 총리의 많은 역할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노골적으로 실망감을 표출했다.
이 전 대표는 20일 밝힌 입장문에서 이 대표와 김 전 국무총리 회동에 "발표된 내용만으로 보면 당이 변화할 것인지 진전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실망스럽다. 나로서는 해오던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연말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나의 말은 아직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민주당 변화가 없다면 탈당해 창당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와 김 전 총리 회동 결과에 따라 향후 창당 행보에 변화를 줄 수도 있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전날 한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창당은 기정사실이 아니라는 뉘앙스의 발언과 함께 "이재명·김부겸 회동을 지켜보겠다"고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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