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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시총 규모 유증 없으면 신용등급 하락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21 16:54

등급 상향 수준이던 팬오션의 차입금의존도, 단번에 등급 하향 검토 수준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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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HMM을 품는 하림그룹의 재무 여력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로 접근한 신용평가사의 보고서가 나왔다. 인수주체인 팬오션의 경우, 시가총액 수준의 유상증자가 없다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신용평가는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팬오션?JKL 컨소시엄 선정 관련 한신평의 의견’이란 보고서에서 HMM의 인수주체인 팬오션의 자금조달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시나리오

▲출처/한국신용평가


시나리오는 총 3가지로 인수금융과 유상증자 비중 변화를 중심으로 한 팬오션의 재무상태 변화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인수금융으로 적게는 2조원, 많게는 3조원을 조달할 것으로, 유상증자로는 많게는 3조원 적게는 1.5조원을 내다봤다. 21일 종가 기준 팬오션의 시가총액이 2조 634억원임을 고려할 때 3가지 시나리오 중 2가지는 시가총액 수준의 유상증자가 있을 것을 전제로 했다.

유상증자가 고려되는 것 자체가 하림그룹의 재무여력을 방증한다. HMM을 품기엔 자기 자본이 부족하다 보니 유상증자가 고려되는 것이다. 자금 여력이 있는 기업의 경우, 자기 자본과 인수금융 정도를 활용하면 된다.

만약 하림그룹이 HMM을 품기 위해 자금을 유상증자로 조달하지 않고 인수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면 팬오션의 차입금의존도는 90%에 육박하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 그렇기에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M&A’에서 유상증자가 병행되곤 한다. 2019년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규모 유상증자는 기존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썩 좋지 않다. 기업 성장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다면 지분이 희석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들은 유상증자 비중을 높여 차입에 의존하려는 비율을 줄여 기업의 안전을 도모하곤 한다. 재무구조 악화는 차입금의존도 측면에서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신평의 시나리오 기준으로 팬오션은 시가총액만큼 유상증자를 하지 않는다면 팬오션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1.5조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경우, 차입금의존도가 45.9%가 되는데 이는 등급 판단의 주요 요소인 차입금의존도 45%를 상회하게 되기 때문이다. 차입금의존도 45%란 의미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45%는 이자가 나오는 빚을 통해 자산을 구입했다는 의미다.

이자율 수준도 상당할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등 인수금융단들이 하림그룹에 제시한 인수금융 이자율은 7~8% 전후로 파악됐다.

김정훈 연구원은 "팬오션이 인수주체로서 부담하게 될 인수규모 6.4조원은 팬오션의 자본규모, 상각 전 영업이익 창출력에 비추어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비우호적인 컨테이너 업황 전망 감안 시 사업다각화 효과가 발현되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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