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의 과자 매대.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올해 극심한 내수침체에도 대형 식품사 가운데 연매출 3조원을 넘기는 기업 수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3조원대를 웃돌았던 식품업체 7곳에 올해 신규로 진입할 5곳을 합치면 ‘연매출 3조 클럽’ 식품사 수가 모두 12곳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27일 증권가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새롭게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는 식품사는 롯데칠성음료·풀무원·CJ프레시웨이·오리온·삼성웰스토리 등 5곳이다. 이들 식품사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2조원 중후반대를 기록하며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매출 3조 클럽 신규가입이 유력한 곳은 롯데칠성음료이다. 증권업계는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가 3조1849억원으로 전년(2조8417억원) 대비 12.1%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9월 경영권을 취득한 연매출 1조원 규모 필리핀펩시 실적이 4분기부터 반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 필리핀펩시를 통한 음료·주류 사업 판매 확대로 인수 효과가 극대화되면서 연매출 4조원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2조2315억원을 기록한 풀무원도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풀무원의 연간 매출액 예상치는 3조338억원으로 전년(2조8383억원)보다 7% 증가한 수치다.
분기별 7000억원 초중반대의 안정적 매출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4분기 실적이 뒷받침한다면 매출 3조원 돌파도 무리가 없다는 업계 분석이다. 풀무원은 빅모델을 등에 업고 내수 시장 매출 확대에 나선 한편, 실적 개선세를 보이는 미국법인 중심으로 해외 사업 매출확대도 본격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CJ프레시웨이도 매출 3조원 클럽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CJ프레시웨이 연간 매출액 예상치는 3조711억원으로 전년(2조7477억원)과 비교해 11.8% 높은 수치다. 특히,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구내식당 수요 상승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 기대감이 높다.
실제로 3분기 기준 CJ프레시웨이 누적 매출은 2조286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75%를 차지하는 식자재 유통부문 성장률은 전년 대비 9% 올랐다. 반면에 푸드서비스 매출은 27.1% 큰 폭으로 늘었다.
나머지 매출 3조원 클럽 후보로 삼성웰스토리와 오리온도 물망에 올라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크래프톤·JW중외제약 등 대형 사업장 수주를 따내며 3분기 누적 매출액 2조940억원을 기록했다. 내년 3조원 목표로 회사는 올해 2조9000억원대의 매출을 전망하는 한편, 4분기 매출이 뒷받침 될 경우 올해 매출 3조원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올 상반기 오리온은 매출 3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하반기 들어 3조원 안팎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리온의 1~11월 누적 매출액은 2조6482억원으로 3조원 달성까지 3000억원 가량을 남겨놓은 상태이나, 지난달 주요 해외법인 합산 매출이 5% 감소하는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물량 등을 감안하면 4분기 시장 예상치를 무난하게 웃돌 것이라는 업계 관측도 나온다.
이미 지난해에 매출 3조 클럽 반열에 새롭게 오른 식품사는 오뚜기·농심·SPC삼립·롯데웰푸드 등 4곳이다. 이전에 매출 3조원 이상 실적을 기록했던 CJ제일제당·대상·현대그린푸드·동원F&B를 합치면 지난해까지 8곳으로 늘어난 것이다.
다만, 올해 2월 인적분할로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와 분리된 현대그린푸드가 3조원 클럽에서 제외되면서 현재 매출 3조 클럽 식품사는 7곳에 이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 규모에 올해는 정부의 가격 통제까지 더해져 내수 시장 성장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럼에도 해외시장 K-푸드 수출 확대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상회복에 따른 국내 급식 수요 공략 등 특정시장을 집중 공략해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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