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일 발표한 새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2.2%,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6%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
▲2024년 경제성장률 증감표 |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정부가 4일 발표한 새해 경제정책 방향의 거시경제지표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2.2%,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6%로 잡은 것은 비교적 낙관적으로 평가됐다.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작년 실적보다 성장률은 높이고 물가는 낮췄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은 작년 1.4%에서 0.8%포인트 상향조정했고 소비자물가는 작년 3.6%에서 1% 포인트 낮게 잡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1%대로 떨어진 성장률을 새해엔 2%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가 잡은 올해 경제지표들은 국내 국책기관과 국제기구들이 최근 내놓은 전망과 비슷하다.
경제성장률의 경우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산업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각각 2.2%, 2.0%로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2.1%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 평균치는 2.2%다.
그러나 한국경제인협회,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 민간경제연구소는 평균 2.0% 성장으로 내다봐 정부의 전망치보다 낮게 잡았다. 실물 현장에서 보는 민간 연구소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은 정부나 관변 연구기관보다는 더 보수적이라는 뜻이다.
특히 새해 주요 경제지표는 정부가 작년 7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운영 방향 때 제시한 것보다 낮아지거나 높아졌다. 성장률은 당초 2.4%에서 0.2%포인트 낮췄고 소비자물가는 2.3%에서 0.3%포인트 높였다.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반도체 등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올해 적극적인 내수 활성화 정책의 효과를 가시화한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전망치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교역이 확대되고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자 수도 작년 큰 폭으로 증가했던 대면 서비스업 일자리가 정상화하면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률의 경우 인구 증가세 둔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취업자수 증가세가 유지되며 상승세 지속을 전망했다.
다만 미중 갈등과 중동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새해 들어서도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데다 이에 따른 공급망 불안 등이 상존하고 있어서 새해 경제전망을 결코 낙관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내수경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 고금리 장기화로 민간소비도 큰 폭으로 줄면서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이날 밝힌 새해 경제지표들이 핑크 빛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정부로선 다양한 내수정책을 내놓았지만 경제운용 틀 자체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경제분야 한 전문가는 "올해 4월엔 전국선거인 총선이 있어서 선심 정책들이 쏟아질 수 있지만 그게 경제 살리는 데엔 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오히려 경제 구조 또는 시장을 왜곡하는 결과만 낳을 수 있어 걱정"이라며 "더구나 정부도 대책을 내놓았지만 눈덩이 가계부채 문제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파장 등 복병이 어디까지 덮칠 지 몰라 정부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특히 "당장 올해 긴축으로 짜여졌다는 평가를 받는 재정의 경제 진작 역할을 크게 기대할 수 없고 세수펑크 위기 속에서 감세정책도 과감하게 내놓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그렇다고 물가가 불안한 가운데 금리 완화를 통해 경기를 활성화하는 것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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