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서학개미들이 연초 이후 테슬라를 비롯해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를 쓸어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감소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지난해 판매실적이 예상치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오는 24일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익성 바닥이 확인될 경우 주가는 안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연초 이후 5일까지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종목 상위 10개 중 4개가 테슬라 및 테슬라와 연동된 ETF다.
우선 서학개미들은 ‘테슬라’(TESLA INC) 주식을 2990만달러 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규모로는 2위에 해당된다. 또 3위에는 테슬라 주가가 오르면 1.5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를 2102만달러 어치를 사들였고, 8위와 9위에는 각각 테슬라의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커버드콜 방식의 고배당 상품인 ‘테슬라 커버드콜’(TD YL TSL IN ETF)과 테슬라의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티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겟’(T-REX 2X LONG TESLA DAILY TARGET ETF)을 1289만달러, 1117만달러를 순매수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 4분기 자동차 판매량 증가가 배경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자동차 판매량이 48만5000대로 전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20%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 판매 대수(인도 기준)는 180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이 중 ‘모델 3/Y’가 174만대로 40% 증가했고, ‘모델 S/X는’ 6만9000로 3% 늘었다.
테슬라의 향후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팁랭크스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을 다루는 30명의 애널리스트 중 12명은 ‘매수’를, 13명은 ‘보류’, 5명은 ‘매도’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의 2024년 말 목표 주가도 380달러가 가장 높았고, 가장 낮은 목표 주가는 85달러로 대조를 보였다. 평균 목표 주가는 243.59달러라고 덧붙였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5%(2.96달러) 오른 240.4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도이치방크는 올해 테슬라 주가는 다소 어려운 환경에 마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낮아진 생산물량과 높아진 가격, 사이버 트럭의 마진 부진, 중국의 세율 인상 등으로 수익이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나증권은 테슬라 주가는 오는 24일에 있을 실적발표에서 나올 4분기 수익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이 가격인하와 연구개발(R&D) 및 생산 비용 증가로 하락 중에 있어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수익성의 바닥을 확인할지가 주가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며 "가격경쟁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수익성 훼손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 지배력 강화와 미래 수익원 개발이 착실히 진행 중인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