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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승환 XRB대표 "바나듐 배터리로 58조 ESS 시장의 게임체인저 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12 10:45

"단주기용 XRB, 리튬배터리 대체 가능

장주기용 XRB, 기존보다 반 이상 비용 절감"



2030년 바나듐 ESS시장, 7조원 규모로 성장 전망

"올해는 실증 사업에 집중…내년 본격 양산 돌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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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환 XRB 대표이사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 "XRB는 기존의 리튬 배터리와 플로우 배터리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배가시킬 수 있는 고출력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이를 통해 2차 전지의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되고자 한다."

황승환 XRB 대표이사의 말이다. 4일 에너지경제가 XRB 본사에서 황 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XRB는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 전문기업이다. 원소의 한 종류인 바나듐은 ESS 배터리 시장에서 리튬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바나듐 배터리는 기존 리튬 배터리와 달리 수용액 전해질을 사용해 폭발로 인한 화재 위험이 원칙적으로 방지된다. 바나듐 ESS 배터리가 사용된다면 2022년 10월 카카오톡 먹통 사태는 일어날 일이 없다는 의미다. 당시 전문가들은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의 원인으로 리튬 이온 배터리를 꼽았다.

또 리튬 배터리보다 충·방전 횟수도 10배~20배 정도 높다. 다만, 부피가 크다 보니 전기차보다는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이하 ESS)에 적합하다.

바나듐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아이디테크이엑스(IDTechEx)에 따르면 2030년 ESS 시장은 58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그중 레독스 흐름 배터리(RFB)는 12%인 7조원을 차지할 것으로 XRB는 추산했다. 바나듐 배터리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다 보니,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다만, 자체 개발보다 기존 업체와 협력을 선택했다. 한화솔루션은 에이치투와, 롯데케미칼은 스탠다드에너지, 효성중공업은 미국의 Invinity사와 협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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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B의 스택. 자료제공=XRB


XRB의 기술력은 상당하다. 독자 기술을 통해 기존의 VRFB(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플로우 배터리의 가장 중요한 기술은 스택 내에서 열과 압력을 낮추면서 얼마나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느냐이다. XRB의 바나듐 배터리는 기존 방식과 달리 분리막 하나에 양극과 음극을 여러 배수로 확장시켜 스택 내 압력을 줄이고, 출력을 높였다. 이는 곧 비용 절감과 높은 효율로 이어진다.

황 대표는 "XRB 배터리는 단주기용으로 사용할 경우, 부대시설 없이 스택만으로 단독 운전하게 된다"면서 "이를 통해 리튬 배터리보다 10배 이상의 라이프사이클을 가지면서 콤팩트한 타입으로 리튬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장주기용으로 사용할 경우, 기존 플로우 배터리처럼 외부 전해질 탱크를 사용하지만 동일 비용으로 더 높은 출력을 낼 수 있고, 스택 내부의 압력을 크게 낮춰 초기투자 및 유지보수비용을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절감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황승환 XRB 대표와의 일문일답.

-바나듐 배터리의 특성은 무엇인가?

▲바나듐 레독스 배터리는 화재와 폭발의 위험성이 원천적으로 방지되는 수용액 전해질을 사용한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수명은 10배 이상 길고, 연간 감모율은 10분의 1 수준이다. 다만, 에너지밀도가 낮아 충방전 면적과 유로를 확보할 수 있어야 고출력 고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그 가운데 빠른 유량과 스택 내 차압을 견뎌야 한다. 이를 위해 배터리 셀 내부의 유로와 프레임 설계 및 전극 소재 처리, 최적의 전해질 구성 등 유무기 화학 및 전기 화학, 기계 공학 및 전기 공학과 화학반응 제어 등 다양한 공학 분야의 기술과 경험이 요구된다.

-XRB의 단주기·장주기 바나듐 배터리를 소개해달라.

▲플로우 배터리의 핵심은 출력을 담당하는 스택이다. 스택은 여러 개의 단일 셀들로 구성돼 있는데 기존의 방식은 중간에 분리막이 있고 양쪽에 양극과 음극으로 구성돼 있다.

XRB의 단일셀은 기존 바나듐 배터리와 방식이 다르다. 분리막 하나에 양극과 음극이 여러 배수로 확장되어 있는 형태이다. 이러한 셀들이 유로를 구성하는 내외부 프레임으로 적층 돼 있는 독특한 구조이다.

정체형 바나듐레독스배터리(이하 SVRB) ESS는 확장형 스택 구조에 의해 기존 셀보다 충방전 용량을 크게 증가된다.

흐름형인 고출력 VRFB 장주기 ESS는 확장형 스택 구조에 의해 스택 내 차압을 크게 줄이고, 정격 출력을 높였다. 출력 당 스택 단가($/kW)는 40% 개선되고, 전체 시스템 설치비용으로도 10% 개선되는 결과를 볼 수 있다. 제조비용뿐만 아니다. 플로우 배터리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전해액 누설 확률이 사실상 없어짐에 따라, 배터리 분야 유지보수 비용도 현장 출동 업무 급감으로 50% 이상 감소가 예상된다.

-주요 인력들을 소개해달라.

▲황승환(CEO)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 전공으로 석사까지 마친 후, 통신 기술 기반의 소프트웨어(SW) 및 에너지 관련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등의 전문 업체를 창업했었고, 이후 차세대 2차 전지를 플랫폼으로 전력저장사업 및 전력관리와 거래 등 다양한 전력 관련 종합 서비스 사업을 추구하고자 XRB를 창업했다.

나경록(CTO) 소장은 화학공학 전공으로 전남대학교에서 석사까지 마치고 삼성전기에서 연구실장까지 역임 후, 10여 년간 VRFB 분야에서 기술 전문성과 경험을 축적한 결과로 XRB 기술을 구현해 냈고, 현재 기술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박일훈(CSO) 상무는 서울대학교에서 전기공학 석사 및 미국 USC에서 MBA 학위 보유자이며, 삼성전자, 삼성SDS, 두산중공업 및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에너지, 발전 및 SW, IT, DT 등 다양한 분야의 전략기획 총괄 업무를 수행한 경험으로 XRB의 글로벌 에너지사업 리딩을 위한 경영전략 전반의 실무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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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듐 ESS 배터리 시장 규모를 알고 싶다.

▲2030년 에너지저장 시스템(ESS)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는 580조원으로 추산된다. 배터리 ESS 시장은 전체 시장의 10% 정도인 58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해도 RFB ESS 시장은 배터리 ESS 시장의 12% 수준인 7조원 시장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 에너지 효율화 추구 및 전력계통의 수요 증가 등이 시장 성장의 주요 요인이다.

국내 RFB ESS 시장은 2030년 연간 2500억원 규모(2GWh)로 전 세계 RFB 시장의 1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 출력 급변동 시 백업설비로서 ESS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해 사업계획은 어떠한가?

▲올해는 다양한 시장에서 실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재생 발전사업자, 대형 빌딩 및 데이터 센터, EV 충전사업자 등과 협의 중에 있다. 또 동남아 국가와 오프그리드용 ESS 실증을 준비 중이다. 실증 결과를 토대로 올해 말 혹은 내년에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바나듐 ESS 배터리 시장 현황을 알고 싶다.

▲해외 레독스 흐름 배터리(RFB) 업체로는 스미토모전기(일), Rongke Power(중), Invinity(미), Schmid(독), Cell Cube(미) 등이 있으며, 이들이 전 세계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VRFB)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 RFB 관련 업체는 외부 전해질 탱크를 사용하는 (주)에이치투, 바나듐 이온전지 업체인 (주)스탠다드에너지 등이 있다.

국내에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시장을 형성하고 개척해 온 에이치투가 바나듐 레독스 흐름 전지의 대표 업체이며, 2022년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아 협업 중이다. (주)스탠다드에너지는 롯데케미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다. 그 밖에 효성중공업은 미국 Invinity사와 협력을 맺어 바나듐 시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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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등의 자금소요가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자금조달 계획 등을 알고 싶다.

▲지난해 Pre-A 투자를 코센 등 상장사로부터 유치했다. 시제품 제작 및 시험 인증과 핵심인력 운영 등에 자금이 소요됐다.

올해 역시 1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에너지 및 배터리 관련 업체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벤처캐피털(VC) 조합 펀드, 기존 투자자 등 재무적 투자자(FI) 쪽에서 투자 의뢰가 들어와 협의 중이다. 본격적인 실증 제품 제작과 제품 개선 작업 및 파일롯 생산 설비와 인력 구축 등 실증과 양산체제 준비를 위한 차원이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양산체제 구축 등을 위해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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