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1년간 흐름. 사진=한국관세물류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로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2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운임이 상승하면서 해운 관련주도 강세다.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컨테이너 및 원유 운송 선단이 수에즈운하를 우회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지나 돌아가고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는 해운업종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중동지역 갈등이 봉합돼도 당분간 운하를 이용하는 선박들이 몰리는 병목현상으로 운임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에서다.
15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2206.03포인트를 기록했다. 2000포인트를 넘어선 건 지난 2022년 9월 23일 기록한 2072.04포인트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작년 11월 24일 993.21달러를 기록한 컨선 운임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작년 12월 28일 1759.57을 기록했고, 1월 5일 1896.65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의 15개 항로 운임을 반영한 것으로 해상운송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같은 운임 상승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다. 여기에 미국의 후티 시설 공격 및 이란의 선박 나포 등 중동지역 정세가 어지럽게 흘러간 점도 이유로 꼽힌다. BBC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머스크와 하팍로이드와 같은 주요 해운사들을 비롯해 BP와 같은 석유 기업들도 홍해로 예정됐던 항로를 피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지나 우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할 경우 수에즈 운하 대비 약 6400km(3457해리)의 거리가 추가되며 운송 기간 역시 약 15일이 추가 소요된다. 해운사들은 운송이 장거리화 되면서 왕복 연료비 추가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이는 곧 운임비용 상승으로 직결된다.
운임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해운주도 급등세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10거래일간 누적 수익률을 보면 흥아해운이 86.40%로 가장 크게 올랐다. 이어 대한해운이18.79%도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KSS해운(6.27%), HMM(5.21%), STX그린로지스(4.70%)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해운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는 설명이다. 운임 상승이 단기간에 꺾이기 어려워 보여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노선에서 운임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선사들은 높은 운임의 화물만 선적하고 있다"며 "올해 4~6주차에 아시아발 미주 및 유럽향 노선에서 최대 40% 정도의 선복량 부족이 예상돼 운임 급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도 "중동 지역 전반적으로 지정학적 긴장감이 단기에 완화될 조짐이 없는 시점에서 홍해발 물류 리스크, 이에 따른 해상운임비용 추가 상승이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지난주 해운주들의 급등세가 이미 전개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확대되는 해운 불확실성 속에 추가 상승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수에즈 운하 사태는 2021년 3월 23~29일 6일간 에버그린의 에버기븐(EVER GIVEN) 좌초 사건 이상의 통행량 감소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컨테이너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운항 재개를 결정한다 해도, 순간적인 병목 현상으로 추가적인 컨테이너 운임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