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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한동훈 정면충돌…좀 더 깊이 들여다보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22 20:46

▲[에너지경제신문 에경브리핑 유투브]

 

지난 21일 한 언론 매체는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고 국민의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단독 보도했다.

여권 관계자를 통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정치적 결별이 아닌 인간적 결별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본다”는 내용도 전했다.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이번 사태가 단순한 혼란을 넘어 여당 내 진영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수뇌부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자기 정치용 사천(私薦)'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대로 총선 치르기 힘들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문제와 관련해서 대통령실이 좀 섭섭하다가 핵심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당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사퇴 요구 보도에 대한 입장'을 내고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습니다"라며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사실상 인정했다. 

 

[영상스크립트 전문]

총선 80여 일을 앞두고 여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지난 21일 채널A는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고 국민의힘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또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정치적 결별이 아닌 인간적 결별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본다”는 한 여권 관계자의 목소리도 전했는데요.

총선을 앞둔 만큼 이번 사태가 단순한 혼란을 넘어 여당 내 진영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수뇌부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자기 정치용 사천(私薦)이 우려된다’며 사퇴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결국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문제와 관련해서 대통령실이 좀 섭섭하다가 핵심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채널A 단독 보도 이후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당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 사퇴 요구 보도에 대한 입장'을 내고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습니다"라며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어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다. 그 과정에 대해선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당정 갈등 요인으로 거론되는데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동안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며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22일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에서 “저는 민심을 따라서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우리 당 지지자 분들과 의원님들의 충심을 배우고 따르겠다”면서 “얼마 전 제가 우리 당 대구·경북 의원님들께 분별없는 발언을 했다”며 “이 자리에 계신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제 거친 언행이 여러모로 불편함을 드린 적이 있었다”며 “좀 더 정제된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고 지금까지처럼 오직 민심을 받는 것, 총선 승리하는 것에만 매진하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의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요구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후 대통령실은 "비대위원장 거취 문제는 용산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지지 철회 논란과 관련해서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22일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예정돼 있던 민생토론회에 불참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불참 이유에 대해 “윤 대통령이 감기 기운이 있어 사람 많은 곳에 가기가 어려워 불참하기로 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준석→권성동→주호영→권성동→정진석→김기현→윤재옥 지도부에 이어 출범한 한동훈 체제의 큰 강점이 ‘대통령과 끈끈한 신뢰 관계’였던 만큼 한동훈도 안되면 대안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약 1년 8개월 만에 벌써 지도부 이름만 7번째라며 매우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평가했습니다.

사실 이런 우려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가 들어서기 전부터 언론을 통해 지적돼 왔었는데요.

중앙일보는 지난해 12월 19일 ‘3년3개월 11번째 수장교체…이런 국힘 뒤엔 '독박' 정치’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여당의 잦은 지휘부 교체를 두고 기울어진 당정 관계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김병민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장관은 저보다 훨씬 더 대통령을 잘 알고 있는 인사"라며 "비대위원장으로 오면 (대통령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하며 당정 간 관계를 조율할 적임자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꼽았습니다.

이런 배경으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야권으로부터 '윤석열 아바타'라는 비아냥 섞인 비판을 받아왔었는데요.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에 크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용산 대통령실과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정면충돌 상황이 총선 80여 일을 앞두고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j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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