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에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동시에 ‘억대’ 하락이 목격돼, 이 같은 현상이 매매시장 ‘대세 하락’ 신호탄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송파구 한 대단지 아파트 입구 전경.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중 하나인 송파구 대단지 아
파트들이 연초부터 심상치 않은 가격 하락세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질 높은 주거환경·투자 효과로 ‘불패신화’를 자랑하던 강남 3구,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단지, 활발한 거래량 등 3개 요건을 갖췄지만 가격이 한달 새 억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매매 시장 ‘대세 하락’의 신호탄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29일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와 잠실동 ‘잠실엘스’에서는 이달 각각 7건의 계약이 체결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 순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잠실동 ‘리센츠’(6건),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5건), 신천동 ‘파크리오’(5건) 등은 각각 3위와 4위에 자리했다. 해당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 1위(17건)부터 5위(4건)까지 상위 32개 아파트 중 6개는 송파구에 위치한 단지였다.
문제는 서울 내 주요 지역으로 평가받는 송파구 내에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단지에서는 억대 하락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59㎡는 지난 6일 16억4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12월 직전거래(17억4200만원) 대비 1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해다 단지 전용면적 99㎡ 또한 지난 12일 22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해 12월 5일 거래(23억9000) 이후 1억9000만원이나 가격이 내렸다.
이러한 현상은 송파구 내 대장주 아파트들이 모여 있는 잠실동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일 19억5000만원에 계약서를 작성했던 잠실엘스 전용면적 59㎡는 지난 13일 18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불과 한 달 만에 1억3000만원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활발한 거래가 이뤄짐에도 아파트값이 큰 폭 하락하자 일각에서는 현재 송파구의 상황이 서울 부동산시장 대세 하락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 주(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떨어져 8주 연속 하락했으며 서울 내 매매 가격이 상승전환한 지역은 없었다. 해당기간 송파구 집값은 0.06% 떨어지며 7주 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서울 부동산시장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송파구 내 아파트 거래가 활발한 것은 매매가격 하락을 버티지 못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춰 아파트를 매도한 것이 주효했다고 풀이된다. 전날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아파트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지역 매수우위지수는 여전히 매수 문의보다는 매도 의사가 높은 비중을 보인 26.4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대세 하락의 신호탄이며 이러한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매매시장에서는 매수자와 집주인들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는데 지금과 같이 거래량이 증가하고 집값이 하락하는 것은 줄다리기 게임에서 집주인들이 패배했다는 의미"라며 "이 같은 현상이 마냥 긍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현상은 부동산시장 하락 신호탄이 맞다. 이후 매매가 하락세가 지속되다 호가 하락이 멈추면 거래량이 줄고, 이후 금리 및 경제 등의 상황이 바뀌면 상승전환하는 등 엎치락 뒤치락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적어도 향후 2달에서 3달 정도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