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가가 4거래일 연속 강세를 나타내며 52주 신고가를 연이어 경신 중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이슈에 따라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매수심리가 유입 중이다. 2021년 7월 1일(24만2000원) 이후 31개월 만에 종가 기준 24만원을 돌파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85%(1만1000원) 오른 2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장 초반부터 강세를 나타내며 한때 23만9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가 강세 배경은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시 주주환원에 있어 모범적인 역할이 기대된다는 분석 때문이다.
지난 1일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비상 거시 경제 금융회의'에서 “우리 증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저평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흡한 주주환원과 취약한 지배구조를 개선해 우리 증시의 매력도를 높여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기업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도록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의 주가부양 프로그램과 궤를 같이 한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해 4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도는 상장사에 대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일본 상장사들은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의 조치로 화답했다.
현대차의 4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 규모는 19조원에 달한다. 이익도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이를 재원으로 자사주 매입·소각과 현금배당 등의 주주친화 정책을 가장 크게 진행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부문에서 매월 1조원 내외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배당 재원이 튼튼하다"며 “금융회사와 달리 정부의 배당규제도 없어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장 모범적인 회사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도 “추가 주주환원정책 기대감이 유효하고, 적정 PBR 밸류에이션 대비 주가 상승폭이 큰 종목 중심의 대응을 추천한다"며 “추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가능성이 높고, 밸류 부담 제한적인 현대차 중심의 투자전략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금융위원장과 신임 거래소 이사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현대차는 눈에 보이는 주주환원을 하고 있으나 이는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면서 “이사회가 중심이 돼 무수익 자산을 찾아 정리하고 주주를 위해 현금을 사용하면 시장의 신뢰를 받아 밸류에이션이 본격 레벌업 될 수 있다"고 적었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현대차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보유중인 현금 19조원 중 8조원을 투입해 우선주를 전량 매입한 뒤 소각할 경우 주당순자산의 30% 증가 및 약 7000억원의 배당금 절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이를 통해 주가는 30만원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일반주주 의사에 반하는 삼성동 부지를 제3자에 매각해 이에 유입되는 자금으로 미래 모빌리티에 10조원 이상 투자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보유중인 현대건설 지분 21%와 KT 지분 5%를 매각할 경우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해당 금액을 주주환원 용도로 쓰고, 향후 순이익의 30~50%를 주주환원을 위해 쓴다고 약속하면 PBR이 기존 0.6배에서 1.0배로 상승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현대차 주가는 50만원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