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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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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우리 위성정당은 與·한동훈 탓”, ‘과거’ 이재명이었다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05 19:1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현행 '준(準) 연동형' 유지로 결정하고 범야권 위성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에 따르는 책임을 여당에 돌렸다.


다만 현재 민주당 주장에 대한 반박과 비판을 과거 이재명 대표가 여러 차례 언급한 만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표는 5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회견을 열고 “지난 총선부터 병립형을 준연동형으로 바꿨지만,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민주당이 맞대응 함으로써 그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위성정당 금지법을 거부한 여당은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총선 승리를 탈취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대양당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며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며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서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끌어내겠다. 민주개혁세력의 맏형으로서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그 책임을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준연동형은 지역구 의석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 및 비례성 확대 명분으로 지난 21대 총선 때 도입됐지만 '꼼수 위성정당' 출현이라는 부작용을 낳았고,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20대 총선에서 적용한 병립형 회귀를 요구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려면 위성정당을 금지해야 하지만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방지법 제정을 반대했다"며 “준연동형 비례제 취지를 훼손한 장본인은 위성정당을 만들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이라고 주장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이중등록제를 끝까지 반대하며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냐, 준연동제냐 양자택일을 강요해 왔다"며 “이에 민주당은 어쩔 수 없이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통해 승리의 길을 찾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무책임한 집권여당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최소한의 부끄러움은 알기 바란다"며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창당부터 포기하고 병립형을 주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위성정당을 창당한다"는 주장은 앞서 이재명 대표 자신에 의해 비판된 논리다.


이 대표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꼼수를 비난하다가 그 꼼수에 대응하는 같은 꼼수를 쓴다"며 당시 민주당 위성정당 창당을 비판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에도 “위성정당 창당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데 대해 당의 후보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 역시 이 점을 콕집어 반박을 가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동시장을 방문한 뒤 “비례대표 제도에 관해 2020년경부터 2024년 2월 오늘까지 이 대표가 얼마나 말이 바뀌었는지 한 번 비교해봐 달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힘이 먼저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었다'는 이 대표 주장에도 “틀린 말"이라며 4년 전 총선 직전 도입된 이 제도가 소수당 원내 진입과 민주당이 추진한 공수처법 처리를 주고받은 '야합'이었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결국 민주당은 (위성정당 창당으로) 정의당의 뒤통수를 쳤다"며 “그 과정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쏘아붙였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도로 위성정당을 차릴 거면 선거법 처리 시한까지 넘기며 뜸을 들인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국민의힘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지 말고, 자신의 말을 뒤집은 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위원들은 성명에서 “통합형 비례정당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내세우지만, 의석수를 한 석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민주당의 꼼수일 뿐"이라며 민주당이 위성정당 표현을 우회한 것을 지적했다.


제3지대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재명 대표가) 이미 대선 과정에서 확약한 것이고, 과거 민주당이 주도해서 통과시킨 법“이라며 "별다른 상황 변화가 없었고, 지난 몇달 간 과정이 개인의 목표에 대해 갈등을 일으킨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민주당계 신당인 새로운미래 박원석 책임위원도 논평을 내고 이재명 대표를 향해 "본인이 그동안 누차 공언했던 정치개혁 약속을 저버리고 또다시 위성정당 창당 결론을 냈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2번 연속 파괴한 상습범이 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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