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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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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정당 막으면 위헌 매우 위험”, 이재명 따라 ‘돌변’한 野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06 10:52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과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가(왼쪽부터).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과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가(왼쪽부터).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에서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준 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 총선 위성정당 창당을 반성했던 민주당 해명이 '갈 지(之)'자로 엇갈리고 있다.


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6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 대표 결정을 소수정장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양당제가 갖고 있는 아주 극단적인 대립 관계, 이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취지는 유지해야만 그래도 차후에 정치 발전이 있지 않겠나' 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이라며 “대표께서 여러 차례 위성정당 만들지 않고 준연동형제로 가겠다고 했기 때문에 어쨌든 그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도 이렇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위성정당 만들지 않겠다는 공약은 깬 것으로 봐야 하지 않나'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 의석수를 정당 득표율의 50%만큼 보장하는 내용의 제도로, 지역구 당선자를 내기 힘든 소수정당에게 유리하게 설계됐다. 가령 정당 투표 10%를 획득한 소수정당이 지역에서 5명 당선자를 냈다면 300석의 10%인 30석의 50%(15석)를 보장해주기 위해 비례대표 10석을 할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거대 양당은 제도 도입 이후 본체 정당이 비례대표 없이 지역 후보만 내고,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을 따로 창당하는 이른바 '한 지붕 두 정당' 전략을 취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그간 이 전략을 거세게 비판하며 향후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어쨌든 현행법대로 가게 되면 준연동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 절충안을 냈지만 또 절충안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거듭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는 “위성정당 금지법을 거부한 여당은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총선 승리를 탈취하려고 한다", “안타깝지만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다"고 했던 전날 이 대표 발언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건희 특검법' 등 다수 법안을 국민의힘 동의 없이 추진했던 거대 야당 민주당이 선거법과 관련해서만 국민의힘 반대를 존중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업체 '민' 대표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했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만든다' 이건 잘못된 얘기"라며 “현재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힘은 민주당한테 있다. 이걸 정말로 할 생각이면 물어볼 것도 없고 그냥 통과시키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위성정당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자유로운 창당 활동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위성정당 방지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었습니다만 이 방지 자체가 사실상 여러 가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창당을 막는다든지 이후 합당을 막는 것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헌법을 위반할 소지가 매우 크다는 것이 법조인, 법률계의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위성 정당 방지법 제정 등을 강력하게 주창했던 자당 이탄희 의원에 대해서도 “이 의원께서 방법이 있으셨으면 지금 얘기하셨을 것"이라며 “방법이 있다고만 할 게 아니라 방법을 제시하는 게 더 중요한데 여러 가지 법적 장치를 만들어도 정당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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