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 대거 상위에 포진… 우리금융 25조 넘어
건설사들은 저PBR 불구하고 보유 현금성자산 미미해
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앞두고 배당정책도 갈릴듯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PBR 1배 미만)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옥석가리기가 한창인 가운데 PBR이 0.5배 미만인 초저PBR 기업들의 평균 현금성 자산이 2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산이 풍부한 금융지주들이 대거 상위에, 건설사들이 하위에 위치하고 있어 업종 간 편차 또한 큰 것으로 조사됐다.
6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산출한 저PBR 상위 30개 종목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는 총 84조557억원으로 평균 2조8018억원으로 집계됐다. 산출된 종목은 최근 3개월 이내에 증권사 3곳 이상이 의견을 제시한 곳을 기준으로 했다. 특히 현금성 자산이 1조원 이상인 종목은 17개사로 나타났다.
현금성 자산 순위로 보면 PBR 0.35배(5일 기준)인 우리금융지주가 25조8918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기업은행(0.34배)이 12조507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두 종목의 현금성 자산을 합치면 38조3997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이외에도 ▲한화(0.38배) 8조1972억원 ▲한국전력(0.37배) 4조4945억원 ▲삼성생명(0.34배) 4조4793억원 ▲BNK금융지주(0.25배) 4조3439억원 ▲DGB금융지주(0.27배) 3조9835억원 ▲GS건설(0.29배) 2조6468억원 ▲롯데케미칼(0.37배) 2조3326억원 ▲GS(0.34배) 2조2326억원 등이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현금성 자산이 1조원을 밑도는 기업들 중 건설업체들이 눈에 띈다. HL홀딩스(0.32배)는 1775억원이며 코오롱글로벌(0.33배)는 1704억원이다. ▲금호건설(0.33배) 1541억원 ▲HL D&I(0.21배) 820억원 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이달 중 내놓을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시가총액 및 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기준으로 기업들을 선정하고, 이들 기업들이 시장가치 제고를 위한 자발적인 계획을 공시해야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저PBR종목 및 주주환원 우수기업들로 구성된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도 개발될 예정이다.
기업들이 시장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자사주의 매입·소각 및 배당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보유한 현금성자산 규모가 크고, 이익도 증가해 재원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저PBR주라고 무턱대고 투자하기엔 무리가 따르는 만큼 저평가 종목 중 현금성 자산 등 재원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여부가 선택의 중요한 요건라는 거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저PBR의 투자목록을 형성하는 자산이 토지나 건물, 기계장치와 같은 고정자산이 아니라 현금과 같은 유동자산의 비중이 커야 한다"며 “현재 단순 PBR이 낮은 게 아니라 충분한 수익가치를 보여주면서 ROE가 높게 형성돼야 하며, 기업이 주주환원을 높이려는 의지 혹은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