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통합 선언 뒤 개혁신당 지지층 이탈 조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 사이에서도 '문제 있는 통합'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11일 페이스북에서 “눈앞 총선의 이해득실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유감"이라며 “저 또한 결과를 통보받은 위치에 있던 사람으로 동지들의 마음과 같았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이번 통합을 '총선용'으로 평하면서, 통합 과정 중 소통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기인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개혁신당을 열렬히 지지해 주셨던, 그러나 이번 결정에 실망하신 당원과 지지자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당원과 지지 국민께서 분노하시는 것은 하물며 저희조차 통합의 기조와 과정이 분명하거나 투명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고개 숙였다.
아울러 두 최고위원은 이념 성향이 첨예하게 다른 인사들이 한 텐트 안에 모여 발생할 수 있는 갈등도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허 최고위원은 “현실적 가치 차이로 인한 당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민주정치의 관건인 설득에 기반해 거침없이 행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도 “무척 괴로운 상태임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통합에 참여한 세력 간의 이견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그래서 조금이라도 그동안 지지해 주셨던 분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지는 철저히 미지의 영역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다만 '현실론'을 근거로 지지층 이탈 차단에 나서기도 했다.
허 최고위원은 “양당 기득권들이 폄하하는 한줌 세력이 맞닿아야하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맞이하게 된 여러 선택지 앞에서, 비록 비굴하더라도 비겁하지 않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을 거라 믿는다"고 전했다.
이 최고위원 역시 “아시다시피 저는 소위 말하는 '자강파'였다"면서 “첨예한 미디어 선거의 양상을 고려할 때, 때로 이 악물고 견뎌야 할 터널이 있다면 주저 없이 터널 안으로 걸어가는 것도 정치적 책임윤리에 해당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때 이준석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김용태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은 '현실적 이익'을 핵심으로 한 제3지대 통합이 결국 “거래 정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총선 직전 제3지대의 전략은 어느 진영의 표를 빼내서 지게 만들 수 있냐는 '뺄셈의 캐스팅보트'"라며 “추후 제3지대 분파 간 지역구 배정을 놓고 다투며, 막판에는 양당과 단일화 협상으로 거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당 이름을 부각시켜 비례후보를 더 당선시키는 일에 집중하게 될 것이고, 결국 무엇을 가지고 본래 정당에 돌아갈 것인가를 놓고 거래정치를 할 것"이라며 “문제는 이런 식의 제3지대 거래정치가 실질적인 정치개혁과는 관련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