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주가 올해도 외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둔화 우려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LG그룹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외국인 순매도 2위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올해만 LG화학 주식을 4165억원 팔아치웠다.
외국인 순매도 6위와 7위는 LG와 LG전자다. 외국인은 올 들어 LG와 LG전자 주식을 각각 734억원, 787억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LG생활건강으로 주식도 575억원 팔아치웠다. 이는 외국인 순매도 10위의 기록이다.
외국인은 LG이노텍 주식도 올해만 16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4543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것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기관도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9068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우위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관 순매도 10위 종목 중 2개도 LG그룹주로 집계됐다. 기관은 올해만 LG에너지솔루션과 LG이노텍 주식을 각각 1680억원, 1333억원 팔아치웠다. 기관 순매도 7위와 10위의 기록이다. 기관은 LG전자 주식도 284억원 순매도했다.
LG그룹주 주가도 약세다. LG그룹주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LG에너지솔루션은 올 들어 8.38% 하락했다. LG이노텍과 LG생활건강은 올 들어 각각 16.42%, 12.57% 급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0.9% 내린 것과 비교해도 큰 폭의 하락세다.
LG그룹주를 향한 증권가의 반응도 싸늘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 가격의 하락과 업황 둔화로 올해 1분기도 회사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교보증권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61만원에서 48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나증권(65만원→50만2000원), 키움증권(66만원→53만원) 등 15곳의 증권사가 일제히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매출의 64%를 차지하는 자동차 전지 부문은 유럽 전기차 시장 부진에 따라 판매량이 감소했고, 유럽 공장 가동률이 하락해 고정비 부담이 커졌다"며 “자동차 및 소형전지 부문 수익성이 지속해서 악화될 구조라 올 1분기엔 생산보조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로 전환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진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 폭이 큰 LG이노텍과 LG화학의 경우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이노텍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분기 최대치를 기록한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 매출도 45% 감소 전망이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기존 33만원에서 2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LG화학도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LG화학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527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65% 감소한 수치다.
최근 한 달간 키움증권(67만원→50만원)과 대신증권(70만원→65만원) 등 증권사 12곳이 LG화학의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메리츠증권은 LG화학의 목표주가를 60만원에서 52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하기도 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 “LG화학은 올해부터 향후 최대 3년간 투자계획을 발표한 탓에 단기적으로 낮아진 수익성 대비 투자부담은 늘어날 것"이라면서 “석화부문과 첨단소재 가동률도 줄어들고 있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당분간 투심을 이끌어내긴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