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의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 취임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정은보호(號)의 출범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불법 공매도 등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주주총회를 열고 정 전 원장을 신임 이사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부의한다. 선임안이 통과되면 이임식과 함께 오는 15일 취임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1961년생인 정 전 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2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해왔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을 거쳐 지난 2016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난 2021년 금융감독원장을 역임했다.
정 전 원장은 금융, 자본시장에 전문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는 인물로 지난 2020년에도 거래소 이사장 후보로 오른 바 있다.
정 전 원장이 신임 이사장에 취임하게 되면 가장 먼저 당면할 과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달 중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을 발표하기로 한 만큼 취임 직후 세부안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한국형 밸류업 프로그램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기대감에 저PBR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저PBR주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2600선 돌파를 주도하면서 국내 증시가 부진을 회복한 상황에서 곧 발표될 세부안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증시가 다시 하락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부안을 조율할 거래소와, 거래소를 이끌 신임 이사장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불법 공매도 근절을 통한 투자자 신뢰 회복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오는 6월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시행 중이고 이 기간 동안 공매도 제도 개선안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제도 개선안 없이는 금지 기간 연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공언한 바 있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대체거래소(ATS) 출범, 토큰증권(STO) 사업 등 시장의 새로운 변화에 맞춘 기준과 시스템 구축도 주요 현안이다.
한편 지난 2020년 12월부터 3년간 한국거래소를 이끌어온 손병두 이사장은 이날 이임식을 끝으로 물러날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20일 이사장 임기를 마쳤으나 차기 이사장 선임까지 직을 유지해왔다. 손 이사장은 취임 이후 국내 증시 선진화 등을 추진해왔으며 STO 사업, 유니콘 기업의 국내 상장 등에 앞장서왔다. 내부적으로는 CEO 소통 우편함을 만들어 거래소 직원들과의 내부 소통 창구를 만드는 등 소통에 힘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