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에너지경제 포토

성우창

suc@ekn.kr

성우창기자 기사모음




‘1호 IMA’ 미래냐 한투냐… 올해는 결론 날듯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19 15:57

한투, 자기자본 8조 넘기며 IMA 신청 소문

증권업계 “당국 시행세칙 우선” 선 긋지만

경쟁자 생겨 당국 세부사항 논의 나설 가능성

증권사 재무건전성 리스크 개선 필요성도 대두

미래에셋 한투 사옥

▲(사진 오른쪽부터)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사옥

국내 첫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투자은행(IB)이 누가 될 것인지 다시금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겨 미래에셋증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서다. 아직 두 증권사 모두 IMA 사업 신청에 관한 어떠한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IMA 관련 세부규정 제정 등 극복해야 할 난관이 너무나 많다는 의견이 나온다.


종합투자계좌(IMA)는 증권사가 개인 고객의 자금을 기업대출·회사채 투자 등으로 운용, 수익을 다시 고객에 지급하도록 만든 상품이다. 단 해당 업무를 영위하는 종투사는 고객에 대해 원금 지급 의무를 가지고 운용 수익을 사전 약정에 따라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한투, 자기자본 8조 넘기며 IMA 신청 루머...“사실 아냐"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작년 말 기준으로 별도 자기자본 8조2118억원을 기록해 IMA 업무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됐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증권가에서는 연내 금융당국에 IMA를 신청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IMA 업무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별도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중에서도 자기자본 8조원이 넘는 곳만이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지난 2016년 8월 개정·발표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에서 IMA가 처음 등장한 이래, 현재 별도 자기자본 8조원이 넘는 종투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9조4391억원) 단 두 곳에 불과하다. 2018년 미래에셋증권이 먼저 자기자본 8조원을 넘어섰을 당시, 그 이후에도 IMA 사업자의 탄생 여부에 눈길이 쏠렸지만, 지금까지 미래에셋 측이 해당 자격을 당국에 신청한 적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 본지 취재 결과 현재까지 IMA 사업 신청에 관한 어떠한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IMA 신청 계획은 물론 그에 대해 금융당국 측에 문의했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아마 이번에 자기자본 8조원을 넘겨 그런 루머가 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당국 시행세칙 우선해야"

증권업계에서도 현실적으로 한국투자증권, 혹은 미래에셋증권이 당장 IMA 사업 자격을 신청하기에는 현실적으로 극복해야 할 난관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문제는 IMA 사업과 관련한 세부사항이 규정된 시행세칙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2016년 종투사 제도 마련 이후 금융당국은 IMA 제도에 관한 사항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어 증권사 입장에서는 정확한 상품의 투자 방향이나 리스크 파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관련한 루머 때문에 갑자기 금융당국에서 시행세칙이 나온 줄 알았다"며 “IMA는 어떤 것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좋은 상품 혹은 나쁜 상품이 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세부규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가 먼저 IMA 자격을 신청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원리금 보장하는 만큼 증권사 재무건전성 문제도

또 한 가지는 각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이다. 작년 부동산 시장 악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 적립 등 리스크로 미래에셋·한투를 포함한 각 대형 증권사의 재무건전성 의혹이 꾸준히 흘러나온 상황에서 당국이 IMA 허가를 내주기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특히 IMA 사업을 진행하는 증권사는 원금을 보장하면서 수익이 나면 고객과 공유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만일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에 따른 상당한 위험부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IMA는 예금보험공사의 예금자 보호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아 증권사 측의 책임이 더욱 크다.


일례로 자기자본 규모 4조원 이상 초대형 IB가 영위할 수 있는 발행어음 업무의 경우 자기자본 2배까지 판매가 가능하고, 조달 자금의 최소 50%는 기업 금융에, 30%는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및 자본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발행 총량이 클수록 손실 가능성도 상당히 큰 상태다.


그런데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이 14조7300억원 규모로 업계 최고 수준이며, 그 전해(11조200억원)에 비해 이미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이 중 부동산 및 기업금융에 투자된 발행어음 규모는 10조3100억원으로 동 기간 3조원가량 증가해 건전성 리스크가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의 한 임원은 “지금까지는 미래에셋증권 밖에 자격이 되는 곳이 없어, 당국 입장에서도 한 기업 편을 든다는 인상이 들 수 있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을 것"이라며 “이제 한국투자증권이 새로 등장했으니 다시금 세부사항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