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의 CJ제일제당에 추가실점 위기에서 건져내고, 경영개선의 반격 기회를 책임질 구원투수로 강신호 새 대표이사가 등판해 식품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4년 만에 다시 CJ제일제당 CEO로 돌아온 강 대표에게 발등의 불인 CJ제일제당의 실적개선과 전반적인 침체에 빠진 CJ그룹의 국면전환을 이끄는'해결사'로서의 이중과제가 놓여있기 때문이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CJ그룹은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강신호 대한통운 대표이사를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공채 출신 최초의 부회장 타이틀을 달면서 화려하게 복귀한 만큼 또 다시 대표직을 맡은 강 대표에 대한 신임과 기대감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만 교체되고 나머지 계열사 수장은 유임된 점을 고려하면 후임인 강 대표 어깨가 더욱 무겁다는 업계 분석이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부진한 성적을 거둔 CJ제일제당에 초강수를 둔 가운데, 최은석 전 대표의 거취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와 전략·관리통으로서 회사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뒤따르는 만큼 강 대표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988년 공채로 입사한 강 대표는 CJ그룹 인사팀장과 CJ프레시웨이 대표,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CJ대한통운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21년 CJ대한통운 대표에 오르기 전에는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냈다.
CJ제일제당으로 자리를 옮기면 강 대표는 당면 과제인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한다.
관건은 수익성 회복이다. 대한통운을 제외한 지난해 CJ제일제당 매출액은 17조8904억원으로 전년보다 4.7% 줄고, 영업이익은 무려 35.4% 감소한 8195억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강 대표는 주요 계열사에서 대표로 재직하며 수익성 회복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2014년 CJ프레시웨이를 맡은 첫 해에는 사업구조 개선으로 1년 만에 영업이익을 3배 이상 끌어올렸고, 2021년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부임한 이후 체질 개선 작업을 통해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4802억원을 달성하는 경영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업계는 강 대표 복귀와 함께 CJ제일제당이 체질 개선을 통한 본업 성장에 힘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시황 둔화 등으로 성장이 더딘 바이오사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견조한 실적을 보이는 식품사업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해 식품사업부문 영업이익은 6546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4.9% 증가했으나, 바이오 부문 영업이익은 689억원으로 89% 급감했다.
CJ제일제당 대표식품 브랜드 '비비고'의 세계화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 만큼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도 뒤따른다. 특히, 강 대표는 미국 식품사업 핵심으로 꼽히는 냉동식품기업 슈완스 인수에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강 대표는 내부 사정을 훤히 아는 핵심 인물"이라며 “특히, 식품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으로 잘할 수 있는 본업을 맡기기에 리스크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