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0일(목)
에너지경제 포토

이현주

zoo1004@ekn.kr

이현주기자 기사모음




아파트서 치인 중견 건설사들, 공공 공사 수주에 ‘올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21 14:06

비주택 사업서 활로 모색

대형 건설사와 주택 부문 경쟁…입지 좁아져

정부 공공 공사 발주 증가…미분양 증가 우려도 영향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이 비주택 부문 수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이 비주택 부문 수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이 비주택 부문 특히 공공 공사 수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주택 사업 부문에서 대형 건설사에 치여 입지가 좁아졌고 유동성 위기가 커진 만큼 수익성은 적지만 안정적인 비주택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부문 입지 좁아져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비주택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수주 활동에 나서는 중견 건설사는 동부건설이다. 동부건설은 올해 들어 비주택 부분에서만 3400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다.


동부건설의 올해 수주 사업장으로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신축공사 △금양 3억셀 2차전지 생산시설 추가공사 △인천발 KTX 송도역사 증축 기타공사 △고속국도 제14호 창녕~밀양 간 전기공사 1공구 등이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연초 수주 실적이 모두 비주택 사업 분야"라며 “기존 토목과 건축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강점을 활용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건설은 지난달 약 2200억원 규모의 공주 천연가스발전소 건설공사를 따냈다. 이 프로젝트는 노후화된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2호기를 500㎿(메가와트)급 천연가스발전소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금호건설은 앞서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1호기 대체 사업인 구미 천연가스발전소 건설공사도 따낸 바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달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발주한 '광주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14공구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광주 광산구 신가동에서 서구 동천동 일원까지 2.84km 규모 지하철 선로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1323억원 규모다. 같은달 군포시와는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신분당선 연장 광역철도 사업을 위한 협력관계도 구축했다.


중견 건설사들이 이처럼 비주택 분야에서 활발하게 수주 활동에 나서는 이유는 주택 사업 부문에서 대형 건설사에 치여 입지가 좁아진 탓이다. 과거 중견 건설사들의 업역으로 평가받던 소규모 도시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사업에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약한 중견 건설사들은 주택 사업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대우건설, 한화건설,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의 대형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수주를 위해 전담팀을 꾸리고 있다.


A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사업에 관심을 가져도 대형 건설사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브랜드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에 수주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분양·공공 공사 늘어난 것도 영향


미분양 증가도 중견 건설사들이 비주택 분야 수주에 집중하게 하는 원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7.9% 증가한 6만2489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평가받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57가구로 전월보다 3.7%, 전년 동월 대비로는 44.4% 급증했다.


정부가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공공 공사 발주 물량을 늘리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올해 55조5035억원 규모의 신규 공공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38조1147억원)보다 45.6% 증가한 금액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70% 이상인 41조원 규모를 상반기에 발주할 것으로 예고됐다.


B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 공사는 수익성이 주택 사업보다는 떨어지지만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유동성 위기가 커지고 있고 정부가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공공 공사 발주를 늘리기로 한 만큼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건설 경기와 주택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견 건설사들의 비주택 사업 수주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