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를 골자로 한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21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 등을 담은 '디지털 자산 제도화' 공약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우선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 발행·상장·거래를 허용해 투자 접근성을 개선하기로 했다.
그간 금융위원회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민주당은 가상자산 ETF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편입시켜 비과세 혜택을 강화키로 했다. 이를 통한 매매수익은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 과세해 다른 금융투자 상품들과의 손익통상 및 손실 이월공제를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공약 발표에서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선진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으로 예측되고, 한국만 (ETF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등으로 불리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문제제기했다.
그러면서 “제도와 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기에 이를 예방하고 방지하는 것은 정부와 국회의 의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가상자산 매매수익에 대한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늘리고, 손익통상 및 손실 이월공제를 5년간 도입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가상자산 총선 공약을 발표한 데는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청년층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원내대표는 “불평등이 심화한 사회 속에서 가상자산에 관심을 갖는 젊은 층이 대거 늘어났다. 가상자산을 갖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라고 공약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정책위의장도 “특히 2040 청년세대는 가상자산을 중요한 자산 증식 수단 중 '희망의 사다리'로 생각하지만, 빠른 성장 속도에 비해 시장의 투명성이 낮다"며 “규제 공백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디지털 자산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만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의혹으로 논란이 돼 탈당한 김남국 의원 사례를 의식한 듯, 국회 회기 중 국회의원 가상자산 거래를 원칙적 금지하기로 공약했다.
이 밖에도 △ 가상자산 업권법 제정 △ 통합감시시스템 설치·개별 거래소 오더북(거래장부) 통합 △ 증권형 토큰 법제화 추진 △ 공적 기관의 심사를 거친 가상자산 발행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블루리스트'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