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에 맞게 유연성을 가지고 햄버거를 재해석하고, 무엇보다 우리 입맛에 맞는 소스·패티를 개발해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K-버거 시리즈를 개발해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롯데리아의 버거 실험'이라 불리며 화제를 모은 롯데GRS의 QSR(퀵 서비스 레스토랑)상품개발팀 최명숙 담당은 기발한 신제품을 내는 목적이 한국 식문화를 살린 고유의 맛을 담아 고객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데 있음을 강조했다.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걸맞은 새로우면서도 친근한 햄버거를 선보이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간다는 의지였다.
최 담당은 QSR상품개발팀 소속으로 롯데리아 신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사내 전문 개발자들이 모여 K-푸드를 접목한 트렌디한 상품 등을 만들어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전주 비빔 라이스버거'와 'K-왕돈까스버거'다.
전주 비빔 라이스버거 개발 배경을 물어보니 “추억의 라이스 버거를 기억해주시고 출시를 요청하는 소비자 의견이 쇄도했다. 오랜 개발 끝에 특이하지만 예측 가능한 맛의 제품을 구현했다"고 최 담당은 설명했다.
지난해 2월 한정 출시 된 후 한 달 만에 80만개 팔린 전주비빔라이스버거는 초기 흥행에 힘입어 올 1월 상시 판매 메뉴로 전환됐다. 반숙 계란과 소고기 패티, 고추장 소스 등 K-밥버거로 입소문을 타면서 마니아층까지 형성됐지만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다.
최 담당은 “롯데리아는 매년 트래킹 조사를 통한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 요구를 파악하고 제품 방향성을 설계한다"면서 “전통 식재료보다 이색적인 것에 열광하는 소비 특성, 주요 타깃층의 1인 당 쌀 소비량도 감소세인 상황에서 쌀을 주원료로 한 라이스 버거를 내놓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남녀노소 새롭지만 친숙함을 느끼는 신제품을 내보여야하는 점에서 '왕돈까스버거'도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는 제품이다. 지난해 말 2주간 16개 매장에 한해 시범 판매됐던 이 메뉴는 상식을 파괴한 햄버거 모양새로 조기 품절 사태를 빚은 데다, 판매 매장 문의가 지속돼 이달 말부터 정식 출시된다.
최 담당은 “경양식 왕돈까스 스타일을 살린 왕돈까스버거는 빵(번)보다 큰 비정형화된 패티가 특징이다. 다짐육을 사용해 틀에 맞춰 제조하던 기존의 정형화된 패티에서 벗어나 통 등심육 그대로 압착했다"면서 “커다란 패티를 적용하는 만큼 제조 방식과 원재료와의 조합, 취식 방법, 포장재 등 여러 방면으로 고려할 것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특색 있는 버거를 무기로 현재는 해외 시장에서 K-버거 알리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버거 종주국인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외식산업 박람회 'NRA쇼'에 참가해 전주비빔라이스버거를 소개하기도 했다.
최 담당은 “무엇보다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스테디셀러 제품이나 고객 반응이 좋은 신제품을 해외 시장에 맞춰 재해석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현지화 제품도 개발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맛있는 즐거움을 전달한다는 특명과 함께 국내 시장의 경우 젊은 세대 입맛에 부응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롯리단길'을 활용해 지역 맛집의 디저트 제품을 가까운 롯데리아 매장에서 꾸준히 선보이는 것도 과정의 하나다.
최 담당은 “운영의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 개발보다 고객에게 콘셉트를 명확히 전달하고, 더욱 섬세한 맛을 구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한국적인 맛과 버거의 조화를 보여줄 수 있는 새 메뉴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