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민주당에 험지로 분류되는 강원 지역에서 텃밭인 서울 은평으로 지역구를 옮긴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 경선 참여 문제를 놓고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지난 25일 저녁 7시께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단수 공천된 후보자 인준 등 공천 실무와 관련한 안건을 의결하는 자리였으나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 문제가 가장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한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 위원장은 강원도당위원장직을 유지한 채로 서울 은평을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다.
이에 은평을 현역인 비명(비이재명)계 강병원 의원은 김 위원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고, 서울 지역 출마 의사를 밝힌 후 당 지도부로부터 주의까지 받았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의 경선은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재심을 공천관리위에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당 재심위는 이날 오후 강 의원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고, 최고위에서는 재심 기각 결정을 수용해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 투톱인 홍익표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의 은평을 출마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고, 이날도 재차 반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성동구 3선 의원인 홍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과는 반대로 당 험지 중 험지인 서울 서초구을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4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 후 '홍 원내대표가 반대 의견을 냈나'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며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홍 원내대표와 의견을 함께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관위가 강 의원과 김 위원장의 경선을 결정한 데 이어 재심위 역시 강 의원 재심 신청을 기각해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면 최고위는 그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다.
결국 홍 원내대표와 고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이 강원도당위원장 직을 사퇴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 지역 출마가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을 방안을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홍 원내대표는) 최종적으로 그런 결론(경선)이 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했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여부와 소위 '올드 보이' 후보들 공천 배제 등 문제는 이날 회의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최고위는 경기 남양주을의 경우 이인화 전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실 행정관의 재심 신청을 인용해 지역구 현역인 김한정 의원과 비례대표 김병주 의원을 포함한 3인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탈당한 박완주 의원 지역구인 충남 천안을은 김미화·이귀희·이재관 후보 간 3인 경선을 치르게 돼 있었으나, 김 후보가 빠지고 김영수 충남도당 청년위원장을 포함한 3인 경선이 치러진다.
전북 전주을은 경선 불참을 선언한 김윤태 후보가 빠지고 고종윤 변호사를 넣어 양경숙·이덕춘·이성윤·최형재 후보와 5인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