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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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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女 사외이사 비중 늘린다…당국 권고에 선제 대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03 10:37

주총 앞두고 이사회 구성 변화

여성 비율 높이고 전체 규모 증원

금감원, 지난해 각 사에 ‘모범 관행’ 권고해

선제 대응으로 해석

금융지주회장.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구성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30% 안팎으로 높아지는 한편 전체 사외이사 수를 늘려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 사외이사 37명 중 27명의 임기가 이달 만료된다.


금융지주들은 이 중 연임 한도(KB금융은 최장 5년, 나머지는 6년)를 채웠거나 스스로 사임하는 일부 사외이사의 후임을 정하는 과정에서 여성 비중을 자연스럽게 확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경우 퇴임하는 송수영 사외이사를 대신해 이은주 서울대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교수 등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6명에서 7명으로 증가하며, 이 중 여성은 1명에서 2명으로 각각 늘어난다. 여성 비율은 16.7%에서 28.6%로 높아진다.


우리금융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최윤정 연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가 영입하며 그동안 4명의 남성으로만 이뤄졌던 사외이사진에 변화가 생겼다.




하나금융은 퇴임하는 김홍진·양동훈·허윤 사외이사 대신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중 윤 전 부사장이 여성이다.


하나금융 또한 사외이사가 기존 8명에서 9명으로 늘어나며 여성은 1명에서 2명으로 증가한다. 여성 비율은 12.5%에서 22.2%로 상승한다. 하나금융은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동시에 사외이사 수를 늘려 사외이사진의 독립성 희석을 차단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한금융은 이번 주 초 주총 안건을 공시하며 사외이사 추천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사외이사 수를 9명으로 유지하되 여성 이사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려 여성 비율을 22.2%에서 33.3%로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기존 사외이사 중에는 성재호 이사가 신한카드 4년, 신한지주 5년 등 9년을 채워 더 이상 연임이 어렵다. 이윤재 이사는 연임이 가능하지만, 주변에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KB금융은 이미 사외이사 7명 중 3명(42.9%)이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임기를 마친 김경호 사외이사 후임으로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추천했다. 농협금융은 기존 사외이사 7명 중 2명(28.6%)이 여성으로 구성 돼 있으며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진의 변동 없이 사외이사 수와 여성 비중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금융지주들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거나 전체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최근과 같은 행보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12일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을 통해 각 사에 권고하는 30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했다. 당국은 특히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의 여성 이사 비중이 30~50%에 달하고, 이사 수도 두 자릿수가 일반적이라며 제도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다만, 여성 비중을 일괄적으로 맞추도록 공개적으로 권고하지는 않았다.


각 금융지주와 은행은 주총 직전인 이달 중순 경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른 이행 계획을 수립해 당국에 제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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